달콤하고도 씁쓸한 열여덟,
마이아의 꾸밈없는 이야기
묘한 표정의 소녀가 표지를 장식한 책 한 권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열여덟 살 마이아가 직접 쓰고 그린 다이어리 형식의 이 책은 개성 넘치고 감각적인 삽화와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글로 가득 차 있다. 오스트리아 아동청소년도서상을 수상했으며, 독일공영방송이 선정한 ‘젊은 독자를 위한 최고의 책 7’으로 선정되었고, 독일 아동청소년문학의 다양성을 위한 KIMI 인장을 받는 등 이미 많은 독자에게 아름다움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책이기도 하다. 다 읽고 나면 마이아에게 푹 빠지고 마는, 눈물이 맺히는 동시에 뿌듯한 마음으로 미소 짓게 하는 매력적인 다이어리가 우리를 한 걸음씩 행복으로 이끈다.
열여덟 살 마이아의 삶은 언뜻 보면 온통 불행으로 뒤덮인 것만 같다. 집이 가난해 먹을 것조차 넉넉하지 않고, 엄마는 너무 바빠서 얼굴 보기도 힘들다. 동생 둘과 마이아는 각각 아빠가 다르다. 그리고 아빠들은 모두 떠났다. 그 와중에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던 윗집 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마이아의 가족은 충격에 빠지고 만다. 88 사이즈를 입는 마이아는 종종 외모로 조롱당한다. 학교에서는 ‘특이한 애’로 불리는데, 마이아의 둘 뿐인 친구들 또한 특이하긴 매한가지다.
마이아는 ‘스무디 파라다이스’라는 주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환상적이고 달콤한 이름과는 다르게 지루한 노래가 흐르고, 주인이 CCTV로 일하는 사람을 감시하는 가게에서 마이아는 따분함을 견디며 돈을 번다. 그곳은 갑갑한 동시에 마이아의 그림 실력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인생을 닮아 있는 주스 가게에서, 우리는 마이아를 만날 수 있다.
오롯이 ‘나’로 존재하려 애쓰는
모두를 감싸 안는 경쾌한 온기
그런데 불행을 한 꺼풀 걷어 내면, 평범하지 않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빛나는 사람들의 존재가 드러난다. 마이아의 엄마는 아빠가 모두 다른 세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온갖 수군거림에 시달리지만, 누가 뭐라 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