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와 ‘여성 투쟁’의 역사에 대해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이들을 위한 페미니즘 입문서
여성학자 권김현영 추천
“모르는 게 약이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성차별과 싸웠던 여성들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자!”
『가부장제 깨부수기』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루소, 칸트, 니체, 헤겔, 프로이트, 다윈, 현재의 우디 앨런에 이르기까지 남성 지식인이 ‘남성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묘사한 방식이 얼마나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것인지를 풍자적 어조로 풀어낸다. 칸트의 “여자가 교육을 받게 되면 매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라거나, 니체의 “여자를 만나러 갈 때는 채찍을 가져가야 한다”라거나, 다윈의 “여성은 열등한 인종에 속한다”, 프로이트의 “여성은 남성 성기에 질투를 느끼는 거세된 남자”와 같은 발언을 마주하면, 우리가 고전으로 배워온 이들이 공고하게 쌓아 올렸던 성차별의 역사를 실제로서 체감하게 된다.
결론부에는 이들을 모아두고 역사상 최악의 성차별주의자가 누구인지를 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성학자 권김현영은 독자들에게 이 책의 관전 포인트를 이렇게 제시한다. “각자 자신만의 성차별주의자 올림픽을 개최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는 피타고라스에게 한 표를 주었는데, “아무리 뛰어난 수학자라도 성차별 문제 앞에서는 논리적 사고 능력을 잃어버렸구나”라고 한탄했다. 피타고라스는 이런 말을 했다. “선한 원칙은 질서와 빛과 남성을 창조했고, 악한 원칙은 무질서와 어둠과 여성을 창조했다.”
이 허황하며 전혀 근거가 없는 그들의 발언과 시선은 현재까지도 별다를 것 없이 이어지는데, 이를 두고 권김현영은 해제에서 “예전의 성차별은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와 같다는 소리를 하는 ‘성차별 근본주의자’들이 가장 큰 해악을 끼치는 이들이었다면 요즘은 버젓이 눈앞에 성차별이 존재하는데도 없다고 단언하는 ‘성차별 부인주의자’들의 궤변이 기세등등하다”라고 지적했다.
책 말미에 제시된 성차별주의 ‘입선자’의 목록을 하나하나 뜯어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