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천둥이야, 번개야, 쾅 울리고 번쩍 내리쳐”
: ‘분노’하는 마음을 커다란 자연의 힘에 빗대어 표현한 그림책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의미 있고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감정을 또렷이 알아차리고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특히 더 그러하다. 게다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크게 화가 난 상태, 분노라면 어떨까.
이 책은 화가 난 상태, 그중에서도 ‘분노’라고 부를 수 있는 격렬한 감정을 커다란 자연의 힘에 빗대어 그려낸다. 화가 난 마음속을 상징하는 붉게 변한 세상에서 아이는 천둥이 되고 번개가 되고 폭풍우가 되어 마음껏 울부짖고 소리치고 구르고 내달리고 날뛰고 악쓰고 덮치고 끓어오르고 퍼붓고 부딪치고 씻어내고 쏟아낸다. 아이의 마음을 따라 그림책 속 글자도 힘차게 커지고 우렁차게 굵어지고 쾅 내리 찍히고 우르르 쏟아진다. 글자의 변화에 따라 책 읽는 목소리도 크기를 바꿔 읽다 보면, 어느새 책 속 아이와 함께 마음이 커다랗게 움직이게 된다.
● “분노는 나를 해치지 않아! 분노는 나를 강하게 하고, 내게 용기를 줘”
: 우리가 분노할 때, 변화는 시작된다
『빨간 마음』은 아이가 왜 분노하는지, 그 분노의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는다. 오로지 크게 화가 난 상태, 곧 ‘분노’라고 한마디로 뭉뚱그린 감정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한 아이의 마음을 뒤흔드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분노가 어떻게 마음에 힘을 북돋고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눈앞에 그려 보인다. 처음 분노가 시작될 때, 아이 스스로도 어떡해야 할지 몰라서 막막해하지만, 분노를 마음껏 표현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눈앞을 가리던 물과 불을 다스릴 수 있게 되고, 제멋대로 요동치고 날뛰던 그 감정 위에 올라설 수 있게 되고, 변화를 일으키는 방향으로 자신의 길을 낼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노뿐만 아니라,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