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역주서는 원문을 제외하고 번역문만 원고지 10만 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원문 현토와 함께 원문의 한 글자도 놓치지 않는 고지식할 정도의 꼼꼼한 번역과 역대의 사기들을 총망라한 상세한 각주를 달아 놓아서 한국불교의 사상적 근간인 화엄사상을 이해하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전체 100권으로 기획하고 있으며, 이번에 나온 책은 1차분(2020년 화엄현담 10권과 2차분(2021년 세주묘엄품 7권에 이은 3차분 13권이다. 세주묘엄품은 화엄경의 서론(서분에 해당하고, 여래현상품부터가 화엄경의 본론(정종분이다.
이번 3차분은 제2품 여래현상품부터 보현삼매품, 세계성취품, 화장세계품, 비로자나품, 여래명호품, 사성제품, 광명각품, 제10품 보살문명품까지로 이루어졌다.
청량 징관(738~839은 중국 당대에 활동한 스님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승보사찰인 순천 송광사에 그의 진영이 모셔져 있다. 어찌된 일일까?
한국불교는 화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한국불교 역사에서 화엄사상은 법화(천태사상과 더불어 교학의 큰 축을 이루고 있기도 하거니와, 한국 선의 바탕에는 화엄사상이 자리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화엄경 연구에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청량스님에 대한 존숭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화엄경은 대승경전의 꽃, 대승경전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대승불교경전이다. 중국과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후 양국의 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오랫동안 사랑 받아 왔다.
화엄경은 40권본, 60권본, 80권본의 세 종류가 있는데, 40권본은 입법계품에 해당하므로 실제로는 60권본과 80권본 두 종류가 있는 셈이다.
청량 징관은 중국 화엄종의 제4조로, 화엄종은 초조인 두순으로부터 시작하여 2조 지엄, 3조 법장, 4조 징관, 5조 종밀로 이어진다. 해동화엄종의 초조로 일컬어지는 의상은 2조 지엄에게서 수학하였다.
청량은 11세에 출가하여 불교의 각종 교학은 물론이고 외전인 유가와 노장의 경전까지 섭렵하였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