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구성
단순하게 생각하면 신기술이 노동을 대체할 때 그것에 대한 적대감과 사회적 격변이 따라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반면 그 기술이 활성화 유형일 때, 그리고 성장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배분될 때 신기술이 쉽게 확산되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1부 ‘대침체’는 약 1만 년 전 농업의 발명부터 산업혁명 여명기까지의 기술 발전을 간결하게 요약한다. 물론 이 시기에도 번득이는 발명품(괘종시계, 인쇄기, 망원경, 기압계, 잠수함이 존재했으나 이 기술들에 대한 경제적 목적과 광범위한 사용은 없었다. 그리고 농업이 소유권을 확립하고, 따라서 산업혁명 이전에 정치권력은 지주 계급이 확고하게 쥐고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재산권 개념과 그 권리를 유지할 수 있는 정치 구조를 탄생시켰다. 기사의 보호와 소작 노동의 맞교환은 불평등한 세상을 만들어냈고, 거기서는 발전보다 지대 추구가 더욱 벌이가 쏠쏠했다. 노동 대체가 고통, 사회 불안, 그리고 최악의 경우 현 정치 체제에 대한 도전을 유발할 것이라는 지배 계급의 두려움은 노동자 대체 기술이 저항을 받거나 심지어 금지되는 일이 많았음을 의미했다. 정치계의 권력자들이 발전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았던 이러한 역학 때문에 서구 세계는 사람들의 기능을 위협하는 기술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테크놀로지의 덫에 계속 갇혀 있었다.
많은 사건이 혁신가들에게 유리하도록 정세를 일변시켰다. 민족 국가의 부상과 군주 간 경쟁 심화는 기술 발전을 억압하는 대가가 대단히 커졌음을 의미했다. 퇴보하는 나라는 머지않아 진보하는 나라에 추월, 아니 최악의 경우는 정복당할 것이었고, 이는 현 정치 체제의 유지와 경제적 보수주의의 공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바꿔 말하면, 외부의 위협이 아래로부터의 위협보다 더 커졌다. 대체 기술에 저항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했던 동직 길드는 도시 간 경쟁이 커지면서 약화했다. 그들의 약화는 길드에 해를 끼쳤지만 정부가 기업가와 발명가 편에 서는 것을 더 용이하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