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_한국, 아시아, 그리고 전길남이라는 이름
1장 한국행을 결심한 자이니치 소년
사이렌 소리
수영선수의 꿈
러셀, 아인슈타인, 그리고 수학의 매력
운명처럼 마주친 사건
만나고 싶은 나라
내가 선택한 곳
일본 이름을 버리고
2장 NASA에서 배운 시스템공학
시스템 엔지니어링 박사
보이저 계획에 투입되다
NASA를 성공으로 이끈 시스템
시스템 차원에서 생각하는 훈련
3장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을 구축하다
마침내 고국에서
인터넷 혁명이 시작된 날
무모한 도전
네트워크의 산실
불모지에서 탄생한 신기술
선진국을 추월한 후발 주자
차별 없는 접속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
초고속 인터넷 프로젝트
4장 최상의 연구 시스템을 만들다
최고의 교육은 최고의 환경에서
연구를 위한 필수 조건
한 장 요약
특혜와 의무
비용 절감보다 중요한 것
스트레스 밸런싱
5장 벤처의 산실이 된 연구실
존경은 있어도 학맥은 없다
벤처를 독려한 이유
벤처의 산실
온라인 게임 서비스의 탄생 비화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
6장 도전의 의미를 묻다
오래 품어온 강렬한 꿈
등반가의 삶
악우회와의 만남
마테호른 북벽 등반
불가능에 대한 도전
암벽 추락 사고
인생의 본질을 생각하다
7장 모두를 위한 네트워크
세계가 더 주목한 사람
인터넷 보급의 선도자
아시아넷의 탄생
아시아에서 전길남이라는 존재
약자에 대한 배려
공정한 게임의 규칙
8장 기술의 고삐를 누가 쥘 것인가
인터넷 기술과 사회 문제
기술공학자의 역할, 사회과학자의 역할
전문성과 사명감
지속 가능한 인터넷
기술에 대한 통제
아시아 인터넷의 역사를 기록하다
9장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나간 삶
아이디어와 함께 잠자리에 들다
객관적 인식에 투철한 현실주의자
‘공정한 기회’에 대한 집착
이방인의 한국 생활
‘재가수도자’ 시스템 엔지니어
부록
대담 1.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미래 ? 전길남, 구본권
대담 2.
한국 인터넷 40주년, 21세기 대한민국을 만든 연결기술의 탄생
1982년 5월 어느 날 경북 구미 전자기술연구소와 서울대 사이에 우리나라 최초로 ‘인터넷 프로토콜 패킷 통신’이 이루어졌다. 전자기술연구소 컴퓨터연구실에서 책임연구원인 전길남과 연구원 손유익, 차의영 등 개발자 수십 명이 잔뜩 긴장한 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컴퓨터 화면에 흰색 픽셀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S’자가 만들어졌다. 서울대에서 보내기로 한 학교 영문 약자 ‘SNU’의 첫 글자였다. 1,200bps 전용 회선을 통해 초당 1,200개의 신호가 오는 환경이니, 알파벳 세 개가 완성되는 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와, 성공이다!”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250킬로미터 떨어진 서울대에서 보낸 문자 ‘SNU’가 경북 구미 전자기술연구소 컴퓨터로 전송된, 한국 정보통신사에서 주요 이정표로 기록될 순간이었다. _84쪽
꼭 40년 전, 서울대의 PDP11/44 중형 컴퓨터와 구미 전자기술연구소의 PDP11/70 중형 컴퓨터가 인터넷 통신규약(TCP/IP을 따른 통신에 성공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자체적으로 컴퓨터 네트워크 연결(SDN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듬해 연구과제 연장 여부를 심사하는 자리에서 정부 담당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참 쓸모없는 연구를 하셨군요.” 컴퓨터 대수도 많지 않고, 컴퓨터를 통한 업무 처리도 한정적이던 현실에서 컴퓨터들을 연결한다고 당장 눈에 보이는 효용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담당자의 질책이 이어졌고, 연구 지원금도 끊겼다. 하지만 통신기술의 불모지에서 이뤄진 이 일은 훗날 한국 인터넷을 10년 앞당긴 것으로 평가받는 쾌거이자 정보화 강국 대한민국의 등장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중심에 전길남 박사가 있었다.
전길남에 관한 최초의 평전
전길남 박사는 도무지 한마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인물이다. 재일한국인 출신의 코즈모폴리턴, NASA의 보이저 계획에 참가한 시스템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