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 마티아스 아르귀 듀오의 신작
놀라운 관찰력이 만들어 낸 이야기 『진주의 여행』
이 책의 저자 안느-마르고 램스타인과 마티아스 아르귀는 세상 구석구석을 관찰하여 정교하고 섬세한 색감으로 표현하는 프랑스 듀오 작가이다. 시간의 전과 후 흐름을 관찰한 그림책 『시작 다음』, 여러 대상의 안과 밖 풍경을 번갈아 보여 주며 세상 구석구석을 관찰하게 하는 『안을 보면 밖을 보면』에 이어, 이번 신작 『진주의 여행』에서도 두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과 독특한 구성력을 기반으로 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선을 끈다. 이 책은 좌우 페이지를 정교하게 구성하여, 두 장면이 서로를 보완하며 독자로 하여금 숨가쁘게 진주의 모험을 따라가도록 이끈다. 왼쪽 페이지에서는 진주의 현재 위치를 클로즈업해서 보여 주고, 오른쪽 페이지에서는 진주의 다음 행방을 유추하게끔 시, 공간의 배경을 줌 아웃하여 시원하게 펼쳐 보이며 독자의 시선을 바다, 집, 하늘, 새 둥지, 보석 가게, 지하도 하수구 그리고 다시 집으로 이동시킨다. 그 시선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세상의 또 다른 이면들과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삶의 우연에서 비롯되는 기쁨과 슬픔을 특유의 선명하고 화려한 화풍으로 전면에 드러내며 우리에게 또 한 번 놀라움을 선사한다.
작은 진주가 만들어 낸 단단한 서사 『진주의 여행』
『진주의 여행』은 깊은 바닷속에서 진주 하나를 발견한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진주는 소녀의 반지가 되고, 새와 고양이의 놀잇감이 되고, 빛나는 왕관이 되고,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등 대상과 상황에 따라 쓰임이 달라진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진주의 여정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자연, 환경문제, 선과 악, 생태계 순환 등 깊이 있는 메시지까지 담아냈다는 점이다. 전시실에서 진주를 훔쳐 달아나는 도둑의 뒷모습으로 인간의 잘못된 탐욕을 그렸고, 오염 물질로 뒤덮인 쓰레기 더미 장면은 우리에게 환경 오염 문제를 살포시 내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