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장 물질을 알아가다
1. 알고 있었으나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물질들
2. 윤리를 망각한 현대판 연금술사
3.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논한다는 것
4. 원자와 원소
5. 화학은 전자의 이야기
6. 고작 100개 남짓인 재료로 만드는 세상
7. 아연과 수은의 동거
2장 물질을 이해하다
1. 물질은 왜 만들어질까
2. 물질은 모양만 변할 뿐 재료는 사라지지 않는다
3. 인류 문명에 큰 영향을 준 물질
4. 배열과 결합의 분자 건축
5. 인간의 욕망을 닮은 화학
6. 지구의 시간을 꺼내다
7. 새로운 물질의 등장
8. 물질의 본성
3장 새로운 물질을 만들다
1. 탄소 하나로 시작하다 ? 메탄, 클로로포름, 메탄올
2. 불개미 끓이기를 멈추다 - 포름알데히드와 포름산
3. 탄소 두 개가 만나다 - 에탄, 에틸렌, 아세틸렌
4. 신의 물방울, 에탄올
5. 독과 식초 - 아세트알데히드와 아세트산
6. 탄소 세 개가 만났을 때 ? 이소프로필 알코올과 아세톤, 그리고 수족관
7. 자동차 부동액을 먹고 바른다고? - 프로필렌 글라이콜
8. 네 개 이상의 탄화수소 - 석유화학 산업의 발전
9. 연료를 얻기 위한 화학적 여정
10. 구조가 기능을 만드는 분자 건축
4장 사라지지 않는 물질들
1. 당구공에서 시작된 플라스틱의 역사
2. 달고나를 닮은 폴리머
3. 착한 플라스틱과 나쁜 플라스틱? - 폴리에틸렌
4. 단단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한 플라스틱 ? 폴리염화비닐
5. 금속보다 매력적인 플라스틱 ? 폴리아세틸렌
6. 유리처럼 투명한 플라스틱 -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7. 뜨거워도 괜찮아 - 다양한 용도의 플라스틱
8. 팬데믹 최전선의 플라스틱 - 폴리프로필렌의 명암
9. 조심스러운 고분자 ? 폴리스타이렌
10.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 ? 폴리카보네이트
11. 침묵의 역습
5장 먹는 것도 물질이다
1. 식품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고찰
2. 세상을 움직이는 발효의 화학
3. 천연 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살충제 계란 사건
우리 현대사에서 비교적 가까운 지난 30년 동안 한꺼번에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사건들이 있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그리고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은 사망자만 수백 명에 달하는 참사였다. 그런데 지금 언급한 사고들의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는 사건이 있다. 1995년부터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었으나 2011년에야 피해를 인식하기 시작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다.
2020년 7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규모를 정밀하게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해당 제품 사용자는 627만 명(오차 범위를 고려할 때 최소 574만 명에 이른다. 이 중 피해를 입은 사람은 약 67만 명(오차 범위를 고려할 때 최소 61만 명이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새로운 증상이나 질병이 발생한 사람을 약 52만 명으로 보고 있다. 52만 명 중에는 기존에 앓던 질병이 악화된 경우가 약 15만 명, 병원 진료를 받은 뒤 사망한 경우가 약 1만 4,000명인 것으로 추산되었다. 이런 놀라운 수치에도 불구하고 피해 신고자는 6,817명에 그쳤고, 이는 특조위가 추정한 피해 인원의 1퍼센트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수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피해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원인도 모른 채 질병에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0년을 기준으로 판정된 공식적 피해자만 4,114명, 사망자는 995명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잘 알려진 사건이지만 그 피해 정도와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기억에서마저 흐릿해지고 있다. 당시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동일 제품을 사용했던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와 혐오증(일명 케모포비아을 불러왔다. 연이어 케모포비아를 가져온 사건은 또 있다. 바로 2017년의 살충제 계란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파격적인 유통 통제를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