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지만 새로운 결론을 향해 가는 탐구 여정
내털리가 기억하는 엄마는 소리 내어 웃고 용감하게 저지르고 항상 정답을 아는 사람이다. 지금 엄마 아빠 방에 있는 사람은 엄마 모습을 한 다른 존재이고, 엄마를 되찾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언제나 과학 과제를 도와주던 엄마가 이제 내털리에게 가장 큰 과제가 되었다. 엄마는 아마도 애정을 쏟고 있던 코발트블루 난초 연구가 중단되고 상사인 멘저 교수에게 해고되면서 삶을 놓아 버린 것일 테니 엄마를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코발트블루 난초일 거라고 내털리는 생각한다. 크고 작은 오해와 착각, 볼 안쪽을 깨물어도 가라앉지 않는 기대를 품은 채 오로지 ‘기적의 꽃’을 향하던 내털리호의 항해는 어느덧 엄마의 연구실을 급습해 몇 번이나 잠긴 문을 열며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발견하고 가설이 틀렸음을 확인하는 뼈아픈 여정으로 바뀌어 있다.
달걀을 시리얼로 감싸 보라는 엄마의 제안은 틀렸고, 엄마는 해고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멈추었으며, 한때 멘저 교수에게 씨앗을 받아 엄마와 함께 키운 것은 코발트블루 난초가 아니라 붓꽃이었다. 공들인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기대가 산산조각 나고 오해와 착각이 더 나쁜 진실로 풀리고 모든 게 다시는 괜찮아질 수 없을 것 같은 아픈 밤. 하지만 아침이 밝으면 그 앞에 놓인 것은 기적이나 마법도, 절망도 아닌 새로운 결론, 아직은 모르는 두 번째 삶이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은 또한 어느덧 찾아온 새로운 시야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품어 온 결론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내 발에 작아진 신발과 같아서, 결국 새로운 결론을 받아들이게 되는 일에 관한 이야기. 닐리 선생님 같은 특별한 과학 선생님이 내 주는 과학 과제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관찰을 하고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리고 절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새로운 결론을 만나게도 됩니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책 표지에는 스노글로브가 그려져 있다. 언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