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말
01 패션, 근대를 외치다 변경희·아이다 유엔 웡
Part 1 의복과 제복
02 옷차림으로 보는 메이지유신―‘복제’라는 시각 오사카베 요시노리
03 한국의 근대 복식정책과 서구식 대례복의 도입 이경미
04 위안스카이의 『제사관복도』에 나타난 제례복, 그리고 제국에 대한 야망 아이다 유엔 웡
05 교복의 탄생―근대화를 촉진한 일본의 교복개혁 난바 도모코
06 거리에 노출된 권력의 표상―근대 한국과 일본의 경찰복 노무라 미치요
Part 2 장신구
07 근대 한국의 서양 사치품 수용에 나타난 성차 주경미
08 머리 모양에서 머리 장식으로―1870~1930년대의 ‘량바터우’와 만주족의 정체성 게리 왕
09 여성의 장신구, 부채―중화민국 시기의 패션과 여성성 메이 메이 라도
Part 3 직물
10 외국풍의 유행―청대 후기 복식에 나타난 양모섬유 레이철 실버스타인
11 양모 기모노와 ‘가와이이’ 문화―일본의 근대 패션과 모직물의 도입 스기모토 세이코
12 하이브리드 댄디즘―동아시아 남성의 패션과 유럽의 모직물 변경희
Part 4 의복 양식
13 근대식 복장의 승려들―일본인이자 아시아인이라는 딜레마 브리지 탄카
14 시각문화로 읽는 20세기 타이완의 패션 쑨 춘메이
15 의복, 여성의 완성―‘청삼’과 20세기 중국 여성의 정체성 샌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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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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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입는 것은 옷이 아니다
― 제복에서 부채까지, 패션으로 읽는 근대 동아시아의 시각문화
영화 〈색, 계〉의 원작을 쓴 중국의 대표 현대문학 작가 장아이링(張愛玲, 1920∼1995은 자신의 에세이 「동언무기(童言無忌」에서 “말 못하는 사람에게 옷은 언어”라고 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홍콩 유학 시절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수단으로 옷을 활용했다. 패션에 의도를 담는 행위는 오늘날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투표 시 지지하는 당을 표현하기 위해 관련 색상으로 코디하거나 특정 행사에 참여할 때 드레스코드에 맞게 옷을 입는 것도 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와 양가 아버지도 서양식 예복을 입지만 양가 어머니는 한복을 입는데, 이러한 관례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근대 한국에서는 서양 복식을 받아들인 시기와 수용 태도에 남녀 간 차이가 존재했다. 그 이유는 옷과 액세서리를 비롯한 패션이 사람들에게 그저 몸을 치장하는 행위가 아닌 어떤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의복 한 벌, 액세서리 하나로 백 마디 말을 대신했다면, 패션을 탐구하면 어느 면에서 정치사보다 더 실제적으로 특정 시기를 파악하고 가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패션, 근대를 만나다』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 패션을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당시 역사와 국가 권력, 사회경제상과 대중문화를 상세하게 풀어낸 책이다. 지금까지 시각 자료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일국적 관점에서 벗어나 한중일을 함께 조망한 책은 없었다. 특히 이 책은 서구 열강과 만나면서 전통 복식에서 서구식 복식으로 급격하게 변화를 맞이한 근대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한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 특히 한중일은 서양의 침략과 근대화 요구를 맞닥뜨린 상황에서 나라의 주권을 지키고 자생적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험난한 여정은 복식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서양 열강과 조우한 근대 동아시아 국가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