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작업 노트
저는 삼 형제를 키우다 조금 늦게 작가가 되었어요. 어느새 아이들이 훌쩍 자라 제 품에 안기지 않을 즈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조카가 태어났어요. 오랜만에 만난 아기가 얼마나 신비롭고 귀여운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지요. 움직임 하나하나가 엉뚱하고 사랑스러웠어요.
조카가 8개월이 되었을 무렵, 싱크대 위에 뒤돌아 앉아있는 모습을 봤어요. 무언가 골똘히 집중하고 있는 뒷모습을 보고 불현듯 영감이 떠올랐지요.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저 귀여운 아기의 움직임이지만, 아기는 놀이를 통해 세상을 처음 만나고 있어요. 호기심으로 가득한 아기는 두드리고 만지고 탐닉하며 세상의 문을 두드려요. 이런 행동을 통해 적응하고 성장하는 중이겠지요.
그런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다가가 “우리 아기, 뭐 하고 있니?” 하고 물어요. 그리고 아기의 세상에서 함께 놀아요. 아기는 엄마 아빠와의 관계를 통해 함께 놀면 더 즐겁구나 하고 느껴요. 더 나아가 사회성을 키우는 거름이 될 거예요.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아기가 충분히 사랑받고, 즐겁게 어울리며,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 <같이 놀까?> 작가 이예숙
● 관계가 가져다주는 즐거움
영유아는 곧잘 사물 탐구에 몰두하고는 합니다. 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즐기기 위한 행동이지요. <같이 놀까?>에서 장난감들이 아이에게 함께 놀자고 묻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만의 놀이에 정신이 팔려 싫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아이가 친구와 어울리지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세상에 애착을 보일 뿐이니까요. 그리고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아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 자연스레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같이 놀까?>에서는 친구들이 모여 깔깔 웃고 있습니다. 저만의 세계에서 혼자 놀던 아이가 고개를 돌려보지요.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가 같이 놀까 하고 묻습니다. 여태 자신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내밀면서 말이에요. 이는 혼자만의 놀이에 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