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로 내려가보자. 무엇이 보이는가?”
인간이 아닌 자연의 시선으로 호수를 들여다보는 방법
호수에 관한 책 중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책 『월든(Walden』의 저자 데이비드 소로는 이렇게 말했다. “천만다행으로 사람은 날지 못하니 땅과 달리 하늘은 초토화시킬 수가 없겠구나.” 소로는 『월든』에서 자신이 살던 시대의 최신 과학을 담아냈지만 그때의 상황과 지금은 너무나도 많이 달라졌다. 1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과학은 많은 것을 알아냈고, 소로보다 더 깊이 자연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호수, 비밀의 세계』의 저자는 『월든』의 내용을 오늘날에 맞게 수정하고 개선하는 것은 물론, 오늘날 새롭게 밝혀진 호수와 그에 관한 정보들을 한 권에 책에 담아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호수가 무엇이고 호수는 어떤 일을 하며, 호수에 무엇이 살고, 오늘날의 호수는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지를 자세히 다룬다. 따라서 이 책은 사람의 눈을 통해서 본 호수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연의 눈으로 오늘날의 호수를 바라보고 그 속에 사는 생물들을 관찰한 기록이자, 앞으로 호수와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안내서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호수는 호수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호수에 접근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으레 깨끗하고 맑은 호수를 건강하고 아름다운 호수라고 생각한다. 미국 애디론댁 산맥의 베어 호수의 물은 그러한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그러나 그곳의 물은 순수한 물보다 산성도가 100배 정도 높아서 그 속에서 살 수 있는 생명체의 수가 매우 적다. 따라서 먹이사슬도 거의 형성되지 않으며, 황산과 질산이 섞인 비라도 오는 날에는 부족한 먹잇감으로 근근이 버티던 물고기들이 약해진 아가미로 간신히 호흡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산성화된 호수를 ‘죽은 호수’라고 부르기도 했다.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저자는 산성화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