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주의를 뛰어넘는 특별한 가족 소설
가족만큼 불가사의한 것이 있을까? 넓고 넓은 우주에서 한 지붕 아래 모여 살게 된 기막힌 운명도 놀랍지만, 서로의 게으름?부끄러움?찌질함?비밀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는데도 이해심이 들기는커녕 또 이런 생각이 든다. ‘아무리 봐도 이 집구석은 정상이 아니야.’
《우주의 마법과 미친 가족과 나》는 선천병을 가진 소년과 그를 둘러싼 가족이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가족애를 그리면서도 가족주의에 연연하는 대신 탈가족주의를, 더 나아가 인류애를 꿈꾸게 하는 점이 특별하다.
소설 속 줄리안네 가족은 결혼과 혈연으로 맺어진 평범한 가족들과 다르다. 인생에 단 한 번도 아빠라는 존재를 가져 본 적 없는 이부 남매 ‘줄리안’과 ‘푸키’, 정자은행으로 두 아이를 낳은 미혼모인 ‘엄마’, 여기에 피 한 방울 안 섞인 ‘조앤 아줌마’까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 가족의 궤도에서 멀리 이탈해 있다.
주인공이면서 화자인 열두 살 줄리안은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상사도 우주과학 지식과 접목해 바라보는 우주 덕후로, 오합지졸 가족의 불협화음을 우주적 시각에서 위트 있고 따뜻하게 비추어 준다.
개성 넘치는 여러 등장인물들의 입장 차이는 뼛속 깊이 새겨진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흔든다. 이성 부부만이 아이의 정상적인 부모가 될 수 있을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처럼 혈연관계만이 가족다운 결속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정서적 유대만으로도 이웃과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등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를 둘러싼, 우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다 우리 가족”(163쪽이라는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콩가루 가족과 외톨이 이웃 관찰기
줄리안은 소설의 첫 마디를 이렇게 연다. “마법은 우리 주변에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지 못한다.”(7쪽 물론, 이사?자퇴?이직?이별 등 인생의 고비를 맞닥뜨린 줄리안의 식구들 눈에 ‘마법’ 따위가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지금 줄리안네 가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