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세상에는 슬픔을, 기쁨을, 사랑을, 고독을 느낄 일이 아주 많고, 그걸 전부 기억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라면 평생 동안 느낀 슬픔을, 기쁨을, 사랑을, 고독을 아주 커다랗고 벅찬 기억으로 갖고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더 슬프고, 더 기쁘고, 더 사랑하고, 더 고독할 수 있지 않을까.”
서문을 대신하여
“유나가 돌아오기 전까지 안나는 매일 울었었다.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난 걸까. 매일 그 생각을 하면서 울었다. 엉엉 마음껏 울었다고 생각했는데, 꼭 체한 것처럼 속이 답답하곤 했다. 울다 말아서 그래. 괜찮아질 때까지 울어. 돌아온 유나는 그렇게 말했었다.”
이주란 ? 〈안나〉
“지금 미소가 느끼는 것은 커다란 기쁨뿐이었다. 곧 그 애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벅찼다. 그 애를 만나면 달려가서 끌어안아버릴 거다. 그럼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들 거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열두 살들이 모인 인파 속에서.”
이종산 ?〈웬디와 팅커벨〉
“시아의 물음에 주비는 턱을 싸쥐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내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지? 사탕만큼? 돈까스만큼? 마이멜로디만큼? 어쩌면…… 로즈 공주만큼? 아니지, 그보다는 훨씬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엄마만큼.”
한동안 마음을 셈하던 주비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박서련 ?〈엄마만큼 좋아해〉
“송아는 아기가 어둠 속에 혼자 있지 않기를 바랐다. 아기가 그런 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 없었다. 오빠는 다 보여? 송아는 두 손을 모았다. 오빠, 아기를 지켜줘. 송아는 입술을 오물거렸다. 세상 모든 아기들을 지켜줘.”
서연아 ?〈물고기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