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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
저자 정혜경
출판사 섬앤섬
출판일 2019-08-15
정가 20,000원
ISBN 978899745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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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6

제1장. 천국의 섬으로 떠난 아이들

·남양섬은 유토피아라더니 ·17
·가족과 함께 떠난 천국의 섬 ·32
·사탕수수 농장의 어린이 일꾼 ·38
·군부대에서, 비행장 공사장에서 ·46
·전투 중에 목숨을 잃고 폭격 속에 가족을 잃고 ·53
·천국의 섬은 없었다 ·58

이민인가 강제동원인가 ·29
남양농업이민을 주관한 국책기업들 ·30

제2장. 군수공장의 아이들

·소년이라도 벗어날 수 없는 군수공장 ·65
·소년 항공병 대신 비행기 공장에 간 소년 ·95
·군수 공장의 소녀들 ·105
·봄날에 집 떠난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122
·죽거나 미쳐야 벗어나는 방적공장 ·130

군수회사 지정 ·94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19
피폭자 건강수첩 ·120
실 만들기에서 군복 만들기까지 ·128

제3장. 특공정신으로 응모하라

·소녀들이여! 특공정신으로 제로센을 만들라! ·151
·그곳은 학교가 아니라 군수공장이었다 ·166
·세상을 향한 외침 ·185

여성을 동원하기 위한 법령과 결정, 지시 ·156

제4장. 나이는 어려도 엄연한 소년 채탄부

·아이도 여성도 모두 탄광부로 만드는 법 ·225
·우리가 바로 일본의 소년광부요! ·245
·화태의 소년광부 ·269
·조선의 어린이 광부 ·284

탄광과 광산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241
하시마 탄광 ·265

제5장. 공사판의 어린아이들

·어린이가 가야 했던 토건공사장 ·303
·조선 방방곡곡 공사장에 동원된 아이들 ·314

제6장. 징용을 거부한 아이들

·소년형무소의 탄생 ·337
·나도 모르게 소년수가 되었다 ·342
·방공호를 만들고, 멀리 흥남비료공장까지 ·351

에필로그 : 살아남았기에 ·358
부록·참고문헌 ·364
징용, 징병 등 강제동원 피해는 어른들만의 고통이 아니었다

“어느 날, 일본에서 발표할 논문을 작성하려고 통계를 확인하다가 놀라서 한동안 먹먹한 적이 있었다. 위원회가 강제동원피해자로 판정한 218,639건 가운데 최저연령 사망자가 만 아홉 살 소녀였기 때문이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미쓰이三井광산㈜ 소속 신비바이新美唄광업소에서 일했다. 믿을 수 없었다. 실제로 아홉 살 소녀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당시에는 아동의 출생신고를 뒤늦게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녀는 확인이 어려웠다.
그 다음으로 어린 사망자는 열한 살 소녀였다. 이번에는 호적 나이가 아니라 가족에게 확인한 실제 연령이었다. 1933년생으로 1945년 6월, 부산에 있는 조선방직(주 부산공장에서 사망한 소녀. 기숙사 사감이 병원의 사망증명서를 근거로 사망신고를 했다. 열 살에 노무자가 된 소녀였다. 사망원인을 알아보려 했지만 알 수 없었다.”

가족들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아동의 강제동원은 한두 건이 아니었다. 셀 수 없이 많았다. 열네 살 미만도 많았고, 열여덟 살 미만 미성년자는 엄청나게 많았다. 사연도 놀라웠다. 수족이 절단되고 눈이 먼 소녀도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사망률은 너무 높았다. 너무 어렸기에 스스로 지키지 못한 목숨이었다. 전쟁에 동원된 어린이는 소녀들만이 아니었다. 조선의 한 탄광에서 사고로 사망한 소년은 고작 열네 살이었다. 일본의 군수공장에서 일하던 열두 살 소년은 헌병대에 끌려가지 않으려 고 스스로 제 손가락을 물어뜯었다. 목숨을 건진 것으로 만족하고 사는 어린이 경험자는 적지 않았다. 지금 세상에 살아남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생존자는 모두 어린 시절에 동원되었던 이들이다.
다들 다행이라 한다. 엄혹한 시절을 견디고 살아났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그러나 정말 다행일 수 있을까. 산 목숨이 죽은 목숨보다 행복하다고, 살아서 다행이라고 여길 여유도 없이 살았던 이들이다. 해방 후 이들에게는 엄혹했던 어린 시절보다 더 힘든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