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건 도저히 나누기 어려워 보여도
우리에겐 다 방법이 있지요!
우유는 한 팩, 과자도 한 봉지,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다섯으로 똑같이 나눌 수 있다. 개수나 부피, 때로는 시간이나 각도를 고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만족감의 크기가 같도록 하는 것. 누구도 불평이 없도록, 공평하고 정대해야 한다. 뭔가를 나누는 일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고 나무보다 숲을 봐야만 하는 때도 있다. 이야기의 화자는 첫째, 둘째, 셋째, 넷째, 막내 중에 둘째인데, 많은 둘째들처럼 사랑을 주는 법과 받는 법을 모두 아는 아이다.
다섯 아이의 각자 다른 캐릭터와 가족 안에서의 역할을 읽어내는 일도 재미있다. 같이 놀고 싶은 삼촌에게 매달리느라 힘이 잔뜩 들어간 발끝 같은 이미지의 디테일, 예기치 않은 사건 앞에서 의지와 다르게 나대던 마음 같은 공감의 디테일, 여러 번 읽고 나서야 보이는 깨알 같은 설정의 세부와 위트가 페이지마다 가득해서 기분 좋은 포만감이 느껴진다.
더 가깝고 더 선명한 우리의 세계
여전해서 반갑고, 새로워서 즐거운 것
김효은의 전작 『나는 지하철입니다』는 영문판으로 번역, 출간되면서 수많은 매체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부드러운 빛과 기품을 품은 수채화. 드러난 이야기 너머의 상상을 불러일으킨다.”(퍼블리셔스 위클리 “아름답고 차분한 그림이 독자를 압도한다. 명민한 구성과 훌륭한 형식을 갖춘 사랑스러운 책.” (폴 젤린스키, 뉴욕타임스 그림책 선정위원 등이 그것이다. 7년의 간격을 두고 나란히 놓인 두 권의 그림책의 공통점은 메시지를 명료하게 건져 올리고, 그림이 담는 에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가의 수많은 시도와 진실한 고민의 결과라는 점이다. 내면을 향한 탐구의 시선, 둘레를 향한 애정의 시선은 김효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이번 그림책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역시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완성까지, 여러 해의 시간을 통과하여 독자에게 도착했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