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혐오시대 대응을 위한 첫걸음: 서론 _박인찬
2장 혐오, 정동이론으로 읽기 _이재준
3장 ‘살 만한 삶’을 향해: 혐오에 맞서는 비폭력적 투쟁 _윤조원
4장 누스바움의 혐오이론과 인류애의 정치 _조계원
5장 혐오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_박준성
6장 ‘죽여도 되는’ 사람: 인종혐오와 동물화 _염운옥
7장 혐오의 진화, 인간 진화에서의 혐오 _임소연
8장 혐오에 대한 법적 대응 _홍성수
9장 동일자의 얼굴, 타자의 얼굴, 구별 불가능한 얼굴 _한의정
10장 취향, 계급, 구별짓기, 그리고 혐오: 혐오 사회학을 위하여 _하홍규
책 속으로
페미니즘 대신 ‘양성평등’이나 ‘휴머니즘’을 추구하라는 강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에 맞서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All Lives Matter”고 외치는 입장은, 형식주의적 ‘평등’을 내세워서 취약함이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온 역사와 현실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전략이다. 역차별을 부르짖는 입장은 주로 특정 집단이 기존의 특권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반작용이다. 기계적 ‘능력주의’가 공평무사한 해법이라는 주장도, 이미 불평등이 구조화된 사회에서 ‘능력’이 계발될 기회가 결코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견강부회(牽强附會다. ‘피해자’로서의 위상과 발언권을 독점하려는 시도 역시, 타인의 취약성을 부정하면서 자신의 취약성만을 인정 가능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일종의 권력 행위다. _3장 ‘살 만한 삶’을 향해, 70~71쪽
인류애의 정치는 기본적으로 서사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매체나 교육을 통해 자신의 혐오에 담긴 믿음이 비합리적임을 인식함으로써 스스로 혐오를 자제하거나 분노와 같은 다른 감정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문학 교육 등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인간성에 대한 이해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고, 필요하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자신의 믿음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큰 효과를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박승억, 2021: 71~72. 이미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지를 깨우쳐 주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불안이나 두려움으로 자신의 취약성에 갇힌 사람들은 이를 숨길 수 있는 대상을 찾아 혐오하고, 이를 능력주의와 ‘공정성’의 이름으로 정당화한다(김학노, 2020: 45~46. 그 결과 인류애의 정치는 혐오를 주도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늘어나는 것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_4장 누스바움의 혐오이론과 인류애의 정치, 9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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