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이름 붙일 수 없었던
당신의 감정에 이름을 달아 주는 이국의 말들,
그 낯설고 아름다운 말이 건네는 공감과 연대의 인사!
사람은 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모국어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헤아리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국어 단어로도 좀처럼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느낄 때가 더러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미묘한 감정을 정확히 나타내는 외국어가 있다면 어떨까요?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은 다른 언어권에서는 한 단어로 설명하지 못하는 감정이나 상황을 정확히 나타내는 세계 17개국의 단어 71개를 모아 만든 그림책입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을 뜻하는 영어 ‘히라이스’, 잃어버린 기회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독일어 ‘토아슈르스파니크’,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주는 고양감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헤젤리흐’, 좋은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황홀감을 뜻하는 이집트어 ‘타라브’, 다른 사람의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내가 느끼는 수치심을 나타내는 핀란드어 ‘뮈오타하페아’……. 마리야 이바시키나가 모아 놓은 이 단어들은 좀처럼 이름 붙일 수 없었던 당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 줍니다.
모국어로도 좀처럼 설명하기 힘든 내 감정을 정확히 나타내는 외국어를 만난다는 것은 몹시도 경이로운 경험입니다. 가장 가까운 이들조차 몰라주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를 만난 듯 기쁘고 설레는 일인가 하면,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과 우리가 삶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서로 이어져 있음을 확인하는 가슴 벅찬 경험이기도 하지요.
우리말로는 한 구절 또는 한 문장으로 설명해도 모자랄 감정이나 상황을 한 단어로 만들어 일상적으로 써 온 그들의 정서나 문화를 짐작해 보는 것 또한 이 책을 보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에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뜻하는 ‘고모레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리스에는 발길 닿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