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프롤로그_당신이 ‘분리수거한’ 플라스틱이 도착하는 곳, 민 카이 마을
‘플라스틱’ 블랙박스
: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쓰레기 패러독스
: 다시 태어났는데 또 쓰레기?
재활용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들
: 누군가는 진화하고 누군가는 퇴화한다
돌고 돌아 다시 원점?
: 순환이라는 거짓말
에필로그_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재활용’이라는 신화
다시 태어나도 또 쓰레기?
더러운 플라스틱 봉투는 깨끗한 플라스틱 봉투로 재활용된다
플라스틱, 인류세의 또 다른 화석이 될까?
베트남의 작은 마을, 민 카이로 가는 도로 갓길을 온통 점령하고 있는 것은 알록달록한 쓰레기 더미들이다. 이 더러운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열악한 시설의 재활용 공장으로 이동해 세척 후 열가소성 폴리머와 섞여 녹는 등의 과정을 거쳐 플라스틱 알갱이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활용 플라스틱은 다시 ‘깨끗한’ 플라스틱 봉투로 재탄생한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플라스틱 쓰레기는 한번 생성되면 결코 사라지거나 달라지지 않는 고유의 물질이 되어 버린 듯하다. 친환경 제품이나 분해가 되는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할 것이라 기대했던 우리의 바람과는 다른 모습이다. 저자는 플라스틱을 ‘자연’과 ‘문명’ 사이의 경계를 따라 진화한 합성 재료라고 말한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플라스틱이 야생의 상태로 돌아가면 지구 생태계의 모든 측면에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다. 빙하 코어부터 도심 나뭇가지에 걸린 비닐봉투를 거쳐 바다에 생겨난 플라스틱 섬까지, 없는 곳이 없다. 이는 곧 ‘인류세’의 흔적이기도 하다. 먼 훗날 지구에 찾아온 외계인들이 우리를 플라스틱 종족으로 여길지도 모를 일이다.
아일랜드의 쓰레기가 베트남 농민 손에 들린 이유,
플라스틱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사회·환경적 불평등을 불러오는 쓰레기 식민주의
2018년, 중국은 플라스틱을 포함한 24종의 유해 물질 수입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수십 년 동안 미국, 일본, 호주, 유럽 등지에서 오는 폐기물 거래의 중심 고리였던 중국의 선언에 갈 곳 잃은 쓰레기 컨테이너들은 베트남의 항구로 몰려 왔다. 쓰레기는 이미 세계화되었고 그 방향은 아래를 향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컨테이너에 실려 온 쓰레기 사이에서 우리가 언젠가 버렸음직한 낯익은 전단지와 한글이 적힌 포장 비닐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일랜드에서 발행한 잡지가 쭈그려 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