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월하 김달진(1907~1989은 시인이자 승려이고 한학자이며 교사였다. 그러나 그는 세간에 나아가 세속의 일에 골몰하기보다는 세간에서 물러나 산간에서, 그리고 향리에 칩거하거나 은둔하였다. 향리에서 정년퇴직 후 서울에 다시 올라온 60년대 이후에도 그는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은둔적 생활을 계속하였다. 너무 은자적 생활을 고집한 까닭에 해방 이후 그는 문단에서 사라진 익명의 이름이 되었으며, 1970년대 이후에는 ‘작고 시인’으로 생각되기도 했으며, 《시인부락》 동인이었다는 문학사적 사실만으로 겨우 시인으로서의 명맥이 남아 ...
월하 김달진(1907~1989은 시인이자 승려이고 한학자이며 교사였다. 그러나 그는 세간에 나아가 세속의 일에 골몰하기보다는 세간에서 물러나 산간에서, 그리고 향리에 칩거하거나 은둔하였다. 향리에서 정년퇴직 후 서울에 다시 올라온 60년대 이후에도 그는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은둔적 생활을 계속하였다. 너무 은자적 생활을 고집한 까닭에 해방 이후 그는 문단에서 사라진 익명의 이름이 되었으며, 1970년대 이후에는 ‘작고 시인’으로 생각되기도 했으며, 《시인부락》 동인이었다는 문학사적 사실만으로 겨우 시인으로서의 명맥이 남아 있을 정도였다.
김달진의 시는 ‘극도의 자기축소에 의한 크고 넓은 세계로의 확장’이라는 역설의 변증법을 구태여 표나게 과장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것을 사물들 속에서 현상 그 자체로서 제시할 뿐이며, 그가 표현하는 단순 평명한 진술에서 그가 전하고자 하는 언술 이상의 것을 간파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의 시적 발상의 근원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나와 만물은 하나이며 훼손되지 않은 원래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야말로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도의 원천’이라는 인식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노장적 무위자연이야말로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구경究境의 이상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김달진의 만물일여와 무위자연을 하나로 꿰뚫어 이법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원초적 자연사상을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