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들, 지저분하고 엉망인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집중하다
“더 나은 삶의 열쇠는 관계의 불안과 불화의 과정에 있다”
이 책은 무표정 실험에서 시작된 50년간의 관계 심리학 연구 결과를 일반 독자들에게 알리는 희망의 메시지다. 두 저자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안한다. 이들은 관계에서 불화와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정상’이며, 자기감각 및 타인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갈등과 불확실성을 기꺼이 맞이함으로써 높아질 수 있는 심리적 힘이라고 주장한다. 불일치라는 혼돈의 상태를 지나 복구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에너지는 정서적 성장의 연료가 되어준다. 따라서 우리에게 불화, 갈등, 부조화, 불일치, 혼란, 불확실성은 피해야 하는 걸림돌이 아닌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적인 디딤돌이다. 엉망과 혼란에 대한 심리학적 예찬이라고 보아도 좋겠다.
두 저자는 궁극적으로 깊고 오래 지속되는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자신을 믿고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의 비밀을 속삭여준다. 타인과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다루어나간 이야기, 회복 탄력성 개념의 재정립,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 속 자신에 대한 분명한 감각까지 다루는 사례들도 세세하고 품이 넓다. 부모(1차 양육자-자녀 관계로 시작해 파트너, 가족, 친구, 동료와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길을 열어젖히는, 인간 생애 주기에 기초한 전개는 합리적이면서도 다정하다. 만약 당신이 안전함을 위해 접촉을 멀리하고 있다면, 자신을 갉아먹는 외로움에도 성가심과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은 변화의 첫 과정이 될 수 있다. 물론 간단명료한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진실이라고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나 자신’과 ‘인간관계’에 대한 그 무엇을 과학(심리학, 정신의학, 생물학의 언어로 확인시켜주며 경험으로 나아갈 직관을 끌어들일 것이다. 불화를 기꺼이 맞아들이고 연결에 손을 뻗어야 성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