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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 어느 지방 방송작가가 바라본 노동과 연대에 관한 작은 이야기
저자 권지현
출판사 책과이음
출판일 2022-06-24
정가 15,000원
ISBN 9791190365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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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지방 방송작가 일의 기쁨과 슬픔

PART 1 방송국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어쩌다 그냥 되는 일은 없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말로 하면 눈물부터 나서
지방에서 방송작가 하기
분실물을 찾습니다
우리들의 라디오 스타
왜 이렇게 일찍 나왔어요?
흐르는 시간이 쌓이고 쌓여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
나는 끝까지 버텨보려 한다

PART 2 삶은 때로 행복하고 때로 견뎌내는 것
내게 삶은 너무 세밀해서 징그럽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자주 좌절하고 가끔 성취하겠지만
때로는 안경이 없어도 괜찮을 거야
낭만에 대하여
나도 누군가에겐 재수 없는 인간일지도
폭력은 농담의 얼굴을 하고 온다
삶에서 나쁜 것은 없다
뜨뜻미지근하게 오래 좋아하기
인생은 과연 게임인가
명작과 구닥다리는 한 끗 차이
생명을 돌보는 일은 때때로 아프다
그래도 사람이 좋아서
세상에 원래 그런 것은 없다

PART 3 노동과 연대의 가치를 생각하며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 사이에 그런 계약은 말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
노동자는 합법적 약탈 위에 존재한다
당당하게 말하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방송작가인 나를 부러워하는 너에게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
방송작가도 노동자다
빛 좋은 개살구, 인디펜던트 워커
나의 자리는 어디일까
공감과 연대를 생각하며

epilogue 어느 문필노동자의 노마드 라이프
많이 서툴렀고 지금도 서투르지만
다만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보려 고군분투한 우리에게 보내는
어느 방송작가의 다정하고도 단단한 메시지

지방 방송작가라는 타이틀은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오히려 소박하기 짝이 없다. 방송작가가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 그 가운데서도 언제든 수시로 갈아치워지는 프리랜서 특수고용직이라는 것은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고, 거기에다 ‘지방’이란 조건을 붙이면 좀 더 볼품이 없어진다. 연예인 구경은 고사하고 드라마도 예능 프로그램도 제작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이라는 물리적으로 제한된 영역과 한정적인 제작 자원을 가지고 방송을 만들어가는 지방 방송작가에게도 분명히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그만의 뿌듯함과 즐거움이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정치인이나 유명인보다 바로 우리 곁에서 땀 흘리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방송에 나올 때 지방 방송은 오히려 빛이 난다. 사실 지방이라서 어렵지만, 지방에도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일구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아내고, 한편으로는 세대와 세대가 어우러지며 오늘도 작은 연대와 희망을 만들어간다. 지방 방송작가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바로 그런 공동체적 연대와 희망을 찾아내어 전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믿는다.
물론 지금도 지방 방송작가들의 사정은 열악하다. 일이 주는 즐거움과 월급 통장의 사정은 늘 반비례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처음 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일찍 그만두거나 서울로 올라가라는 말을 숱하게 들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지방에서 방송작가를 하고 있다. 스타작가나 억대 연봉 작가는 지방에서는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이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어디에 있건 위치와 자리가 다를 뿐, 각자 그만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1등만 바라보고 좀 더 화려하고 큰 무대와 세상을 만들어가길 바랄지 모르지만, 저자는 묵묵히 세상의 저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