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저자 머리글_
파랑새!
나의 인생은 새 한 마리에 의해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 크면서 닮고자 하는 위인전 인물도 없었고, 청년 시절에도 친구들이 너무 좋아서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인간이었다. 그저 철없는 애늙은이였다. 세상의 고통을 다 짊어진 것만 같은 의외의 노숙함이랄까! 어렸지만, 나의 내면에는 무언의 갈증과 목마름이 있었다.
사람의 인생은 집과 떨어져 살아야 달라질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내가 출가하지 않고 세속에 머물렀다면 나는 절대로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평범한 남자의 생활을 하고, 원대한 꿈을 잊고, 지나간 세월을 회한에 젖어 후회의 눈물을 훔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평범한 생활이 더 어렵다고 하지만, 출가란 세속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허공에 마음을 두고, 망망대해의 창고에서 보물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관세음보살이란, 모든 성인 중에 가장 걸출하고 위대한 이름에, 나는 매료되어 진한 사랑에 빠지게 되었으니, 지금 나를 있게 해 준, 닮고 싶은, 모습 없는 진짜 부처였다.
관세음보살에 사랑을 느끼게 된 후 나는 파랑새를 목격하였다. 바로 관음조이다. 관세음보살의 후신. 빛과 소리의 근원. 생명의 참다운 모습이었다.
파랑새는 단비의 달콤함으로 내면의 갈증과 목마름을 그리고 그동안 키워왔던 업장의 쓰고 거친 호흡을 씻겨주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그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진화형 인간, 앞으로의 세상은 이 진화형 인간이 이끌어 갈 것이다.
자비심을 가지고 싶은, 주체적이고,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 충동의 발로, 포기하지 않는 자세. 고차원적인 안목.
아직도 나는 진화하고 있다. 정확히 말해서 진화의 길을 걷고 싶다. 완성되지 않는 진화. 완성되면 나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이것이 관세음보살과 나의 약속이다. 이 세상을 떠난 뒤 나는 영원히 당신을 따라 노니며, 모든 이들을 위하는 삶을 살 것이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