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머리에 19
1 태양 속의 건포도 35
2 자유 작문 49
3 다음 심판은 불 87
4 이반 일리치의 죽음 129
5 죄와 벌 185
6 사자와 마녀와 옷장 211
7 그는 하늘의 천을 소망하네 253
8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생애 277
9 나는 기재된 모든 항목을 읽은바 ― 유죄 답변서 315
10 늦은 봄, 폴라에게 345
11 부활절 아침 383
도움 받은 문헌들 411
감사의 말 419
독서 안내 430
<책 속에서>
40-41쪽: 스타의 교실에서 보낸 첫 몇 달은 초현실적이었다. 한 번도 아시아인을 만난 적이 없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선생님은 뭐예요?” 그러면서 그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내가 성룡과 친척인지 물었다(좀 더 버릇없는 아이들은 “꺼져, 중국년아”라고 말했다.
67쪽: 그는 다른 아이들이 들을까 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아닐 걸.” 나는 책상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건 교사 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다. 은근한 설득, 천천히 단어를 끌어내는 것, 종이 위로 마음을 옮기게 하는 것.
74쪽: 묵독의 장점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서 전혀 예상 밖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 사람이 품은 고요함에 대한 열망은, 남들이 짐작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얼마 전 싸움 때문에 유치장에 다녀온 케일라는 가장 엄격한 묵독 집행관이었다. 누군가의 속삭임으로 고요가 깨질 때면 케일라는 몸을 꼿꼿이 하고 날카로운 눈길을 쏘아붙였다. 패트릭이 싸움을 말리려 했던 두 여학생, 리아나와 메이는 이웃한 빈백에 몸을 말고 앉았다 ― 묵독은 일종의 휴전 같았다.
111쪽: 두 분에게 나라는 존재, 특히 내 영어는, 화평을 청하는 공물이자 반격이며 전투 구호였다. 부모님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얘가 말하는 걸 들어 보세요. 얘한테는 우리 같은 억양이 없어요, 얘는 당신들과 같아요. 부모님에게 오빠와 나는 미국인이었다 ― 아시아계 미국인도 중국계 미국인도 아닌, 그냥 미국인.
166쪽: 나는 떠났고, 다시 시작했고, 살아남았고, 전진했다. 이제 나는 방문자로 돌아왔고, 패트릭은 혼자였다. 우리 사이의 불평등은 더 커졌다. 우리는 둘 다 성장했고, 시간은 우리를 갈라놓았다. 그는 내가 다시 돌아오리라 기대하지 않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내게서든 그 누구에게서든 거의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는 뭔가가 잘못되리라는 의심을 내내 품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그가 느낀 충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