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部 지혜의 한 줄
가는 세월 오는 백발
재떨이와 부자는 모일수록 더럽다
쏘아놓은 살이요 엎질러진 물이다
자식을 길러봐야 부모 은공을 안다
기와 한 장 아끼려다 대들보 썩게 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열두 가지 재주 가진 자가 저녁거리가 없다
관 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
도둑고양이에게 제물 지켜 달란다
귀머거리 삼년이요 벙어리 삼년이라
황우장사도 댕댕이 덩굴에 넘어진다
도둑놈은 한 죄 잃은 놈은 열 죄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듯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부지런한 물레방아는 얼 새도 없다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고생 끝에 낙(樂이 온다
목수가 많으면 집 무너뜨린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는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
죄는 지은 데로 가고 공은 닦은 데로 간다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다 못 채운다
자식 겉 낳지 속은 못 낳는다
십년 세도 없고 열을 붉은 꽃 없다
二部 상식의 한 줄
송충이가 갈잎을 먹으면 떨어진다
사람 죽여 놓고 초상 치러주기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입에 쓴 약이 병(病에는 좋다
조밥에도 큰 덩이 작은 덩이가 있다
한 술 밥에 배부르랴
무쇠도 갈면 바늘 된다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먹듯 한다
드는 정은 몰라도 나는 정은 안다
도둑질을 해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
내 코가 석 자이다
여름에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 굶는다
옷은 새 옷이 좋고 사람은 옛 사람이 좋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간에 가 붙고 쓸개에 가 붙는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 헤엄을 안친다
개도 나갈 구멍을 보고 쫓아라
때리는 시
『한 줄 속담의 여유』는 짧은 한 줄의 문장이지만 전달하는 내용은 오랜 시간 축적되어온 경험과 지혜 등이 담겨 있는 속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상의 대화에서 의사전달의 촉매제 역할을 하거나, 글을 통한 표현에서 함축된 문장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속담이 엄선돼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소개된 속담이 전하는 의미는 지혜, 상식, 경험, 해학, 여유 등의 한 줄로 구분돼 의미를 되짚어 본다.
실제 우리는 일상에서 생각을 말과 글을 통해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자칫 생각을 전달하려 할 때 두서없는 말과 글로 상대방의 이해가 어렵게 하거나, 전달하려는 사람조차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
이럴 때 시의적절한 속담 한 줄은 말과 글의 의미전달에 가장 효과적인 문장이 될 수 있다. 백 마디 말이나 글 보다 짧은 한 줄의 속담은 전달되는 의미가 더욱 진정성 있고 이해도를 높이는데 탁월한 소통의 도구가 된다.
속담도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구전과 문서로 이어져 오면서 세대 간 소통과 이해를 위한 훌륭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이 책 속의 속담 이야기를 읽으면서 독자들의 교양과 상식은 물론 품위 있는 대화와 정확한 의사전달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한 줄 인문학’으로 세대를 관통하는 일상의 지혜와 통찰이 전달되는 속담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점에서 이 책은 남녀노소 모든 세대에게 교양서로서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