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005
제1장 프롤로그 ―의례와 권력의 탄생 015
1. 대통령 취임의례의 역사적 스케치 017
2. 취임의례의 정치적 당위론 027
3. 대통령 취임의례 연구 ―한국 사례를 향해 033
제2장 취임의례의 전근대적 드라마 039
1. 전근대적 즉위식 ―프랑스와 조선의 사례 041
2. 권력 탄생의 의례 ―몇 가지 질문들 049
3. ‘성스러운 권력 만들기’로서 즉위식 055
제3장 취임의례, 정치적 근대성을 향해 063
1. 취임의례의 인류학적 일반성 065
2. 취임의례의 정치적 근대성 ―인격의 성화에서 이념의 성화로 077
제4장 ‘이데올로기-유토피아’ ―정치적 근대의 본질 081
1. 이데올로기 국가, 근대국가의 본성 083
2. 근대적 주체와 세계의 합리적 재구성 088
3. 근대의 정치적 욕망,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095
제5장 이데올로기-유토피아로서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서구적 탄생에서 한국적 발현까지 105
1.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의 역사적 운동 107
2. 정치적 근대의 추동력으로서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118
3.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의 한국적 발현 140
제6장 정치적 근대와 이미지 운동 ―근대적 취임의례의 코드를 찾아서 151
1. 마키아벨리의 ‘외양론’ ―이미지를 향한 욕망으로서 근대 153
2. 이미지의 정치적 운동으로서 취임의례 162
제7장 한국의 대통령 취임식 ―‘의례 영토’의 탄생과 변화 167
1. 중앙청과 대통령 취임식 영토의 탄생 169
2. 취임식의 또 하나의 장소, 체육관 ―비정치성의 정치성 181
3. 국회의사당, 한국 대통령 취임의례의 영토적 전통 확립 195
제8장 대통령 취임식의 연출정치 205
1. 권위주의 권력의 취임의례 ―근대성과 전근대성의 뒤섞임 207
2. 탈권위주의 민주화와 취임의례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연출의 연속성과 변주 231
제9장 취임의례의 정치언어학 275
1. 새로운 권력, 언어의 독점적 주체로 277
-책 속에서
모든 정치권력은 공식적으로 행사되기 이전에 자신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정치적 절차, 즉 취임식을 거쳐야 한다. 정치인류학은 그것이 꽤 오랜 전통 위에 서 있는 것임을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다. 그 점에서 취임식은 일종의 정치적 통과의례다. _27쪽
즉위식이 만들어 내고자 하는 가장 중대한 정치적 효과는 새로운 권력을 신성한 존재로 전환해 내는 데 있다. 바꾸어 말하면, 여러 상징들로 직조된 의례의 절차를 온전히 통과하기 이전까지 왕위를 계승할 존재는 신성하지도 않고 비범하지도 않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물리적 육체성을 지닌 자연적 인격체로 머물러 있을 뿐이다. _55쪽
근대의 정치의례, 특히 취임의례는 잉여적인 과정이 아니라 사회적 결속과 질서를 위한 필수불가결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 안에서 전통적 취임의례의 구조적 양상인 성과 속의 원리가 시간과 공간의 차원에서 실천되고 있다. 전통이든 근대든 취임의례는 근본적으로 성과 속의 이분법을 원리로 삼고 있다. 취임의례는 공간과 시간의 연출적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권력 주체를 정통성과 정당성의 토대 위에 놓으려 한다. _75쪽
그리고 근대적 욕망을 응축하고 있는 관념이 바로 이데올로기다. 정치사회적 현실에 대한 논리적 설명과 해석의 형식인 이데올로기는 정치적 실천태로서 유토피아와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현실 초월적 욕망과 의지는 보다 나은 세상, 이상적인 세상에 대한 합리적이고 실천적인 의식으로서 유토피아 의식의 탄생을 가져왔다. 근대 정치는 예외 없이 이러한 두 의식의 궤도를 선회하고 있다. _103쪽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에 들어서까지 민주주의는 민족주의와 함께 한국정치의 이데올로기 지평을 지배한 가장 거대한 담론이자 가치체계였다. 보통사람의 시대, 문민 민주주의 시대, 국민의 시대, 국민 참여 시대가 권력의 지평 위로 올라왔고, 그 반대편에서는 그러한 민주주의 언어들 역시 민주주의의 이름과 가치 위에서 평가되고 비판되어 왔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