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장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다
1. 치열한 삶을 살아 내다
2. 라헬, 의식 있는 패리아로서의 삶
3. 유대적이거나 반유대적인
4.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의 구성
2장 유대인 문제: 추방, 수용, 그리고 최종 해결
1. 유대인이 가진 우연한 조건
2. 유대인 말살 정책의 시작
3. 정언 명법의 왜곡과 조작된 언어
3장 신 앞에서는 유죄지만 법 앞에서는 무죄다
1. 침묵의 기억, 떠도는 시간
2. 자유를 갈망하다
3. 아돌프 아이히만과 대면하다
4. 신 앞에서는 유죄, 법 앞에서는 무죄
4장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1. 양심의 또 다른 모습
2. 낯선 도덕관념에 대한 도덕적 혹은 사법적 책임
3. 악의 평범성
5장 아이히만 이해하기
1. 재판 그 이후
2. 제대로 생각하기
3. 이야기하기
4. 아이히만 이해하기
한나 아렌트 연보
참고문헌
인간의 ‘악’에 대한 섬뜩한 통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단순한 재판 참관기가 아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1961년 예루살렘에서 진행된 ‘아이히만 재판’을 기록한 보고서다. 재판 참관 보고서이기 때문에 원전을 그냥 읽을 때는 분량도 많고, 평범한 기록도 많고, 무엇보다 아렌트가 왜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배경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 책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의 전체적인 내용을 압축한 것은 물론,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적 배경, 아돌프 아이히만의 행적 등을 제시하여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원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예루살렘 ‘정의의 집’
정의의 명분을 잃다
1961년 4월 1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정의의 집’이라는 이름의 재판소에서 한 전범의 재판이 열린다. 마른 체구, 커다란 안경, 깔끔한 정장, 당당한 자세. 시종일관 침착한 태도를 보이는 이 사람, 바로 피고인 아돌프 아이히만이다. 수천 명의 유대인을 죽음으로 몰았던, 유대인 말살 정책의 실무자인 그가 너무도 순순히, 그리고 당당히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방청석의 유대인은 물론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마저도 그의 악랄한 모습이 낱낱이 드러나고 전 세계에 보도되길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분노로 가득 찬 유대인의 바람과는 달리, 아이히만은 대단히 차분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한다. “저는 상부가 시키는 일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입니다. 나치 정권 아래의 독일에서 히틀러의 말은 곧 법이었습니다. 법을 준수하는 것은 공직자가 당연히 지켜야 할 덕목입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의 생각이 점점 꼬이기 시작했다. ‘정의의 집’에서 사람들은 아이히만을 단죄할 정의의 명분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방청석 속에서 ‘한나 아렌트’라는 이름의 한 객원기자만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아이히만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왜곡된 정언 명법과 조작된 언어
옳고 그름의 기준을 잊다
“신 앞에서는 유죄지만 법 앞에서는 무죄다.” 아이히만이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