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로 찍어 낸 여름 바다의 아찔한 기억
『온다』는 손수 한 장 한 장 찍어 낸 그림을 겹쳐서 완성한 작품입니다. 거칠지만 굵직한 매력을 지닌 판화 그림은 역동적인 바다를 생생하게 표현해 내고 있지요. 책을 쓰고 그린 박주현 작가는 바다를 한층 더 다채롭게 그리기 위해 판화 그림 위로 맑고 투명한 수채 물감을 칠했습니다. 세차게 솟구치는 너울, 파도가 부서지면서 생기는 흰 포말,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물결까지. 『온다』 속 파도가 제각기 다른 모양인 이유는 작가의 치열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입니다. 페이지를 물들인 푸른 색감의 그림들은 독자에게 출렁이는 바닷속으로 풍덩 빠진 듯한 청량감을 선사합니다.
선연한 파도의 감각을 선사하는 그림책
무더운 여름날, 바닷물에 한바탕 몸을 적신 뒤 해변에 가만 앉아 있노라면 기분 좋은 나른함이 찾아듭니다. 시원한 바다에 몸을 담근 감각이 뜨거운 열기를 잠깐이나마 잊게 해 주기 때문이지요. 『온다』는 실제 파도를 마주한 듯 선연한 파도의 감각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지평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그 위를 떠다니는 총천연색의 튜브 등 다채로운 여름의 장면들은 생생한 바다를 떠올리게 합니다.
해가 지고 피서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비우면 장면은 노을 진 해변으로 옮겨 갑니다. 텅 빈 모래사장에 남겨진 튜브 사이로 고요가 스며들자, 뜨거웠던 한여름의 더위는 그렇게 한풀 사그라지는 듯 느껴집니다.
무더운 여름날 바다의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 『온다』. 멀지 않은 곳에서 파도를 느끼고 싶다면, 마음이 탁 트이는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함께하기 좋은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