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드로잉 선에 한 겹 두 겹 쌓아 올린 수채화 그림책
이은경 작가의 전작 《질문의 그림책》은 섬세한 세밀화로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그림책이었지요. 이번 《배추쌈》은 배추와 등장하는 동물들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가벼운 터치의 펜 드로잉에 투명한 수채화로 마무리했어요. 오리의 가벼운 깃털과 배추의 먹음직한 표현이 꼭 맞춤이었답니다. 귀여운 엄마 오리와 아기 오리, 반복적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오리 친구들의 이야기가 멋있는 수채화 그림과 만나 신나는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이은경 작가의 《배추쌈》 이야기
아이들과 자주 쌈을 싸 먹던 여름이었어요. 아이들이 배추에 생마늘도 싸서 먹기 시작했는데 달달하고 고소한 배추 맛에 알싸하고 매운 마늘 맛의 조화는 없던 입맛도 돌아올 정도로 맛있었어요. 《배추쌈》은 이즈음 설거지할 때 갑자기 떠올랐어요. 아마도 알배추를 한 장씩 뜯으며 씻을 때 달팽이를 발견하고부터 이 일을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야기 씨앗을 계속 품고 있으면 어느 날 갑자기 ‘영감’이 번쩍할 때가 있는데 《배추쌈》이 그랬어요. 순간 잊어버릴까 봐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이야기를 메모했지요. 그러고 아이디어 스케치를 첫 더미로 만들어 아들에게 보여 주었더니 깔깔 웃었어요. 그 기분을 잊지 않고 《배추쌈》을 만들었어요.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배추쌈》을 보고 나면 쌈 맛이 궁금할지도 몰라요. 그게 아니라도 《배추쌈》 이야기에 즐거워했으면 좋겠어요.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