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푸틴의 제국, 독재의 보편적인 그늘
전직 KGB 요원, 전투기 조종간을 잡고 유도복을 입은 대통령, 단호한 인상에 강력한 지도력을 겸비한 남성성의 화신,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이후 변화된 러시아를 상징했다. 2012년 63.6퍼센트라는 높은 지지율로 장기 집권 체제를 갖춘 푸틴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그의 정치적 수완이나 배경, 외교적 실리를 따져 보는 데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푸틴의 제국, 러시아를 직접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아주 익숙하면서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독재의...
푸틴의 제국, 독재의 보편적인 그늘
전직 KGB 요원, 전투기 조종간을 잡고 유도복을 입은 대통령, 단호한 인상에 강력한 지도력을 겸비한 남성성의 화신,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이후 변화된 러시아를 상징했다. 2012년 63.6퍼센트라는 높은 지지율로 장기 집권 체제를 갖춘 푸틴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그의 정치적 수완이나 배경, 외교적 실리를 따져 보는 데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푸틴의 제국, 러시아를 직접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아주 익숙하면서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독재의 보편적인 그늘과 마주하게 된다.
『러시안 다이어리』는 미리 짜인 시나리오 없이는 국민과 대화할 수 없고, 대통령 직속 위원회나 측근을 통해서만 소통하며, 반대 목소리에 무신경할 뿐더러 타인의 고통에는 무감각한, 단지 원하는 결과를 ‘조작’해 낼 뿐인 지도자 밑에서 냉소하거나 절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푸틴의 재선을 위한 한낱 쇼로 전락한 2003년 12월의 의회 선거로부터 재선에 성공한 푸틴이 인권 운동과 민주주의 세력을 철저히 무력화시켜 나가는 2005년 8월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두브롭카 극장 인질극,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극 등 러시아에서 발생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꿰뚫으면서 저항할 의지도, 수단도 빼앗긴 국민들과 사망 직전에 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