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촬영 #사생활 침해 #사이버 폭력
청취자는 한 명도 없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자 이기는 초조해진다. 그러다 자신을 놀리는 재미로 사는 친구의 조언에 넘어간다. 청취자를 늘리고 싶다면 곤충으로 인플루언서인 누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을 방송하라는 것. 그러면 누나의 팬들이 이기의 방송을 들으러 올 거라는 것이다. 이기는 잠자는 누나 방에 몰래 들어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반려 곤충 타란툴라를 손바닥에 놓고 반응을 살핀다. 예상대로 누나는 비명을 지르며 놀라고 타란툴라는 부상을 입는다. 사이버 전쟁은 그렇게 시작된다. 누나는 이기가 곤충들에게 인형 장난감에 밥을 먹이고 방송을 보여 주는 모습 등을 촬영해 웃음거리로 만든다. 이기는 다시 누나의 사물함에 귀뚜라미를 풀고, 누나는 이기를 속여 곤충 상자를 가져오게 해 수업을 엉망으로 만든다. 이기와 누나는 상대에게는 사이버 폭력이라 화를 내면서도 자신이 한 것은 그냥 ‘장난’이었다고 변명한다. 이기 자신의 팟캐스트는 청취자가 없으니 누나는 손해가 없다고, 누나는 자신의 구독자들이 이기의 팟캐스트를 들으러 갔으니 이기는 도움받은 거라고. 누나의 말대로 이기의 팟캐스트에는 청취자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였던 타란툴라는 죽었고, 정작 곤충을 좋아하는 청취자는 없다.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이기, 이건 정말 쓰레기 같은 생각이었어. 너는 전교생 앞에서 나에게 망신을 줬어. 아니, 인터넷상에서 나에게 망신을 줬어. 그게 더 끔찍해.”
“마치 누나는 나에게 망신을 주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아무도 너를 모르잖아. 나는 인기 많은 웹 드라마의 배우야. 나에게는 평판이라는 게 있고, 지켜야 할 이미지가 있어. 네가 그걸 망쳤어. 넌 나를 망친 거야.” -본문 중에서
#곤충 전문 팟캐스트 #곤충의 세계=이기의 세계
이기가 곤충 팟캐스트를 한다고 했을 때, 열네 살 소년이 곤충을 좋아하는 건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지질한 취미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기가 팟캐스트 곳곳에서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