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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우리의 사이와 차이 : 장애를 지닌 언어학자의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 (양장
저자 얀 그루에
출판사 아르테(arte
출판일 2022-07-06
정가 18,000원
ISBN 9788950902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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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해제 현재와 과거 사이, 나와 너의 차이(김원영 · 7
1 그들은 내가 아직도 살아 있음에 놀란다 · 23
2 시선은 권력이다 · 55
3 정상에서 벗어나는 방식은 셀 수 없이 많다 · 79
4 나의 스티그마, 나의 헤테로토피아 · 99
5 여기는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닙니다 · 120
6 언어의 중력장, ‘얀그루에신드롬’ · 139
7 내 몸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 155
8 수치심을 내려놓으려 한다 · 181
9 우리가 아이를 갖는 것은 남들과 달랐던가 · 214
저자 얀 그루에는 세 살 때 척수근육위축증이라는 난치성 유전질환을 진단받았다.?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리미널 페이즈(Liminal Phase, 즉 “서로 다른 두 세계 사이의 지점으로, 통과의례 중 가장 상처받기 쉽고 취약한 부분”의 시기를 되돌아보며, 노르웨이에서 부모님과 여동생과 함께 보낸 유년 시절의 기억,?버클리·상트페테르부르크·암스테르담에서 다년간 진행했던 연구 활동들, 대학교수로서의 삶, 이다(Ida의 연인이자 남편으로의 삶, 나아가 아버지로서의 현재의 삶에 이르기까지의 기억을 복기하며, 현재의 삶과 병치시키는 형태로 과거를 서술한다.

얀 그루에는 과거의 한 단편을 현재의 틈새에서 불러와 교차하는 방식으로, 기억과 글 속에서는 실재하지만 낯설어진 지 오래인, 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나’를 끌어낸다. 저자는 이러한 형태의 기록을 두고 ‘합리화’이자 ‘재구성’, ‘기억에서 비롯된 빛과 그림자의 놀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에 해제를 붙인 김원영 변호사는 이 점에 주목해 다음과 같이 해설했다. “나와 얀의 아마도 중요한 차이를 말한다면, 과거를 마주하는 방식일 것이다. 나는 지금에 나를 고정하고 시점을 뒤로 돌려 내가 통과한 과거를 본다. 어떻게 장애인인 나는 지금까지 살아남아 이렇게 존재하는 걸까?”

반면 얀 그루에는 과거라는 속성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언급하며, 현재의 순간이 우리를 에워싸는 이상 완벽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그는 “과거에 이미 이렇게 될 것이라 스스로 인지했다고 믿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표현하며, 그 자신만의 견고한 세계를 다지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정의했던 의학적, 유전적, 임상적 언어를 되짚는다. 신체적 한계로 인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연약한 삶을 살아야 했지만, ‘견고한 실체’가 되기 위해 저자는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저자의 표현대로 슬픔은 그에게서만큼은 “좋든 싫든 일어나지 않은 과거의 일들에 관한 것”이 되었다.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세상에 확실한 요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