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칼이 아주 작은 존재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이야기의 시작부터 씨앗들은 위험과 맞닥뜨린다. 뜨거운 햇살 때문에, 얼음산에 떨어지는 바람에, 바다에 떨어져서… 씨앗들은 조금만 잘못 날아도 땅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죽고 만다. 땅에 뿌리내렸다고 해서 모든 위협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생존에 필요한 햇살과 비를 더 크고 통통한 잎줄기에게 빼앗겨 죽기도 하며, 지나가는 아이의 발에 밟혀 죽기도 한다. 그들의 하루하루는 외줄을 타는 것처럼 위기일발이다. 씨앗들의 힘겨운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딱하네”라고 말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씨앗에 감정을 이입해 슬퍼할 수도 있다. 자라기도 전에 죽고 마는 존재를 안타깝게 여기며 말이다.
씨앗들의 고난은 작은 크기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진대, ‘아주 작은 씨앗’은 심지어 다른 씨앗들보다도 훨씬 작고, 성장까지 느리다. 하지만 모든 위기를 견딘 아주 작은 씨앗은 자라고 또 자라, 나무보다도 높다랗게 자라나고, 거대한 꽃까지 피워 낸다. 아주 작은 씨앗이 찬란한 꽃을 피워 낸 장면은 스스로를 아주 작은 존재라 여기는 독자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가장 작았던 씨앗이 이토록 찬란하게 빛날 수 있구나!’ 하고 말이다. 자신을 아주 작은 존재라고 여기는 독자들은 에릭 칼이 보내는 이 메시지를 통해 자신도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독특한 콜라주 그림과 수미상관 구조의 이야기
식물의 한살이와 자연의 순환을 보여 주는 작품
에릭 칼은 『아주아주 배고픈 애벌레』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에서처럼 『아주 작은 씨앗』에서도 자연에 대한 친밀감을 매력적인 색감과 조형성으로 천진하고 대담하게 펼쳐 냈다. 또 직접 칠해 만든 선명한 색감의 색종이를 오리고 붙여 자연을 표현했다. 거친 질감과 과감한 색 조합을 활용하여 에릭 칼이 만들어 낸 타오르는 태양, 얼음산, 출렁이는 바다, 메마른 사막 들은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씨앗이 꽃이 되고, 꽃이 지는 과정 역시 콜라주로 정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