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밀하게 설계된 참신하고 입체적인 독자 참여형 그림책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작가 올리버 제퍼스는 이번에도 아주 특별한 그림책을 탄생시켰다. 제퍼스는 어렸을 적, 눈에 보이진 않지만 오래된 집 어딘가 유령이 돌아다니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자주 하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시각 예술가이자 그림책 작가답게 어떻게 하면 책의 물성을 활용해 유령을 표현해 낼지 구상한 후에 이야기 틀을 짰다고 한다.
『우리 집에 유령이 살고 있어요!』는 매 장면마다 유령이 그려진 트레이싱지(반투명 재질의 용지가 끼워져 있다. 이 책의 묘미는 그 트레이싱지를 넘기면 유령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책 속 아이에게는 유령이 보이지 않지만 독자들에게만 보인다. 아이가 끝내 유령을 보지 못한다는 지점은 제퍼스의 유머 포인트이기도 하다. 또 아이가 유령을 묘사하는 글을 먼저 읽고, 그다음에 트레이싱지를 넘기게끔 전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이의 묘사와 유령이 일치하는지 맞춰 보며 보는 재미도 있다. 겁이 많고, 유령을 무서워하는 아이라도 트레이싱지로 유령이 언제 나타날지 직접 조작하며 즐겁게 유령과의 숨바꼭질을 할 수 있다.
■ 다양한 소재와 독특한 기법으로 탄생한 유령의 집!
『우리 집에 유령이 살고 있어요!』의 표지에는 으스스한 한밤중의 저택이 그려져 있고, 그 위로 트레이싱지 커버가 책을 감싸고 있다. 그 커버 앞면에는 책의 제목에 들어가는 ‘ㅇ’자음에 구멍이 두 개 뚫려 있는데, 그 사이로 주인공 아이가 저택 문 앞에 서 있는 모습과 이를 위층 창문에서 지켜보는 유령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책 표지를 넘기면 속표지에 저택의 현관문이 나오고, 또 한 장을 더 넘기면 현관문이 열리면서 주인공 아이가 나타나 고개를 빼꼼 내밀며 “안녕? 잘 찾아왔네.” 라고 말하며 독자들을 책 속으로 초대한다.
18세기에 지어진 실제 저택의 내부 사진과 위로 기다린 세로 판형의 이 그림책은, 책을 펼치는 순간 마치 실제로 옛 저택 안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제퍼스는 작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