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성공신화 쓴 이희건 명예회장의 진면목
신한은행 창업주이자 재일교포 사회의 거목이었던 이희건 명예회장의 회고록이 출간되었다. 생전에 남긴 구술과 언론 인터뷰, 관련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엮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생애를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신한은행 창업주, 서울올림픽 성금 100억 엔 모금의 주인공 등 단편적으로만 알려진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회고록 출간은 한국과 일본을 무대로 많은 사업을 추진했던 경험과 통찰 그리고 인간적 면모가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한국의 대중들에게 널리 소개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평범한 재일교포 청년에서 동포 사회의 거목으로
1917년 경북 경산 출생인 이희건 명예회장은 15세에 현해탄을 건너 일본 오사카에 정착한다. 회고록은 평범한 청년이 재일교포 사회를 대표하는 사업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기록했다. 일본 사회의 최하층으로 일하던 재일교포 청년 이희건은 1947년 오사카 쓰루하시 시장에서 자전거 튜브, 오토바이 타이어 가게를 열어 사업가로서 데뷔한다. 쓰루하시 암시장에서 상인들을 규합해 시장번영회를 만들면서 평범한 청년은 오사카의 유명 인사로 거듭났다.
시장번영회 대표로서 상인들의 애로를 해결해 주다가 재일교포 사업가들에게 은행에서 문전박대 당하는 것은 물론 고리 사채 얻기도 어렵다는 고충을 접하고 금융인으로 전직을 결심한다. 1955년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금융기관’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오사카흥은’ 신용조합을 설립해 업계 1위로 성장시킨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그가 고집스럽게 지킨 ‘대중을 위한 금융’이라는 독특한 경영철학을 회고록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일반 대중 위한 금융, 조국 위한 새로운 은행
1982년 일본 전역 재일교포 주주 341명과 뜻을 모아 한국 최초의 민간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을 설립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금융을 통해 조국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금융보국(金融報國의 신념을 공유했던 주주들은 대를 이어 신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