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서문]
- 철저하고도 올바른 반전 -
런던필즈 리도는 1932년에 첫선을 보였다가 1988년에 문을 닫았고, 그 후로 20년 가까이 그렇게 폐쇄되어 버려진 채 몰락할 위기에 처했었지만 그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이 그곳을 잊기는커녕 그대로 방치하지도 않은 덕분에 2006년에 결국 재개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문을 열자마자 인기를 누리기 시작하더니 7년 반이 지나도록 여전히 성업중이다. (리도는 영국에서 공영 야외 수영장을 일컫는 말이며, 런던필즈 리도는 일기에 관계없이 개장하며 물 온도를 섭씨 25도로 유지한다. -옮긴이 주
매들린의 훌륭한 사진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우선 사람들이 옷을 그대로 입은 모습과 수영을 하기 위해 갈아입은 모습을 나란히 담아냈는데, 그 대비가 어찌나 놀라운지 하마터면 이 책에 실린 내 아들을 못 알아볼 뻔했다. 일 년 내내 일주일에 세 번씩 수 영을 하며 리도를 굳건히 지키는 내 아들의 출석률은 어쩌다 한 번 수준인 아버지의 기록을 부끄럽게 만든다.
매들린이 포착한 리도의 모습에서 드러나는 또 한 가지 특징은 수영장이라는 공간에 내재된 평등성이다. 사이클(해크니에는 사이클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과 마찬가지로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실력(저속-중간-고속 레인에 관계없이 누구나 반벌거숭이가 되어야 한다는 데서 오는 일종의 취약성을 공유한다. 그리고 야외 수영장만이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매들린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도 앞의 특징들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이 동네의 오랜 주민으로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지역의 부활을 보여주는 증거 자료라는 사실이야말로 매들린의 사진이 지닌 진정한 힘인 것 같다. 나는 수영장과 3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19년을 살았는데, 지난 7년은 리도에 물이 출렁이고 사람들이 넘쳐났지만 그보다 앞선 12년 동안은 물도 사람도 없는 리도를 보며 지냈다.
리도의 부활을 위해 노력한 열혈운동가를 자처할 수는 없어도 오랜 폐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