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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 시대의 강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고민들
저자 정지우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2022-07-11
정가 16,000원
ISBN 9791160408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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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이런 세상에 살 줄은 몰랐더라도

1부 관계: 불신의 시대에 타인을 초대하기
지렁이는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 사람 외로웠나 보다
MBTI로 사랑하는 법
‘반박 시 니 말이 맞음’, 소통인가 불통인가
“저요?”에 숨겨진 것들
내 안의 아재와 싸우기
무엇이 폭력인지 아는 시대적 감각
‘그 모든 게 너의 선택’이라는 잔인함
인간으로 지켜야 할 하한선
문해력 위기의 또 다른 배경
고의, 타자의 마음
인생 주기설을 깨뜨리며
왜 변호사가 되었냐 묻는다면
고시생의 애환과 사랑의 절실함
도자기 같은 사람
결혼은 ‘완성’인가
한쪽에 가혹한 결혼
예민함 궁합
딜레마를 해결하는 믿음의 연습
아이가 알려준 ‘지금 여기’라는 바다
부모라서 당연한 모습은 없다
바닷가 소녀

2부 지도 없는 시대: 삶의 구경꾼이 되지 않는 법
선례 없는 사회
불행과 완벽 사이, ‘양극성 분열’의 시대
부러움과 질투, 박탈감
독설 문화를 경계하다
이중성에 치를 떠는 이유
오징어 게임을 만드는 시스템
빼앗긴 시간은 어디로 갔는가
실패를 규정하는 시간표
나태함이 문제가 아니다
하이퍼 리얼리즘 코미디
구경하는 유령들
집단주의라는 압박
‘개인’을 옹호한 대법원 판결
휴식권, 직업 바깥의 자아
경험에서 물질 소비로
저물어가는 낭만들
가성비 시대의 몰락
돈이 주는 행복을 의심하는 일
평가와 시선의 과잉
누구도 왕이 아닌 사회를 위하여
민법의 세계
우연의 비용 앞에서

3부 돌파와 회복: 저질러놓은 세상을 건너며
배반당한 시절을 통과할 때
장막을 걷어내면 폐허가 드러난다
태권도장이 문을 닫으면 경력단절여성이 쏟아진다
아이들의 슬픔을 보는 슬픔
대한민국은 거대한 노키즈존
갈 곳과 기댈 곳
가장 현명한 선택은 없다
적당한 구속이 주는 자유의 힘
닥치면 하게 된다
단점이 찾아준 정답
법을 공부하기 전엔 몰랐던 무기
불신의 시대, 타인에게 말 걸기

이 책의 1부 ‘관계: 불신의 시대에 타인을 초대하기’에서는 혐오와 반목이 만연한 사회의 단면들을 살펴보고 그 가운데서도 타인과 의미 있게 소통하며 건강하게 연결될 수 있는 출구는 없는지 모색해본다. 예컨대 성격유형검사 MBTI의 식을 줄 모르는 유행을 두고, 그것이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쓰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타인을 ‘사랑하지 않기 위한 적극적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누군가를 깊이 알고 싶지 않을 때 우리는 그를 특정한 틀 안에 규정해, 더 이상 섬세하게 생각할 필요 없는 존재로 고정하려 하기 때문이다. MBTI의 과학적 근거를 떠나 그 ‘열풍’의 한복판에서 그것의 이면을 살피는 저자의 통찰은 청년층 사이의 유행어인 “반박 시 니 말이 맞음”을 짚어볼 때도 드러난다. 이 말은 보통 ‘나는 그저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니 당신이 반박해도 그 말에 재반박할 의사가 없다’는 태도로 해석되는데 언뜻 봐서는 논쟁이나 토론을 회피하는 것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진짜 뉘앙스는 보다 복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령 내 말이 논리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 말을 한번 들어달라’는 호소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청년 세대는 서로의 ‘다름’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믿는 동시에 자신의 의견이 부정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타인을 비난하는 방식 중에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라는 기준이 절대적이 되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내가 당신에게 공감할 필요가 없고, 당신을 연민할 이유가 없고, 당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나아가 당신을 혐오하거나 비난해도 되는 이유는 그 모든 게 당신의 ‘선택’이기 때문이라는”(44쪽 식의 사고방식이다. 사실 한 인간이 인생에서 무언가를 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고방식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몇 년 전부터 관심사로 떠오른 ‘문해력 위기’에 대한 시선도 흥미롭다. 저자는 그 이유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