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내가 몰래 보고 있는 걸 다 아는 모양이었다! 영리한 녀석들이다.”
한 아이의 내면을 폭발할 듯 채우는 감정의 압력
보리스카는 할머니 집 테이블 위 선반에 놓여 있던 증기선 한 척에 완전히 빠져든다. 굴뚝, 돛대, 선실과 운전대까지, 작지만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는 그 배는 꼭 진짜 같았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그 배를 가지고 놀아도 되느냐고 할머니에게 물었지만, 언제나 너그러웠던 할머니는 그 순간만큼은 단호하고도 엄격했다. 갖고 노는 건 당연히 안 되고 손을 댈 생각도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건이라는 증기선은 보리스카의 호기심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금기가 소년의 가슴을 점점 세차게 휘젓기 시작한다. 도저히 진짜가 아니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 증기선 안에는 반드시 작은 선원들이 있을 것이다. 낮에는 집 안의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배 안에 숨어 있다가 밤에만 움직일 것이다. 작은 선원들도 분명히 일을 해야 할 것이고, 어떻게든 무언가 먹어야 할 것이다. 사탕을 쪼개서 선실 앞에 올려둬 보면 어떨까? 선실 문을 겨우 통과할 정도의 크기로 올려놓는다면 다음 날 아침에 사탕이 선실 문에 반쯤 끼어 있는 장면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아주 작은, 진짜하고 똑같은 손도끼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보리스카의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작은 선원들을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고, 그에 따른 계획은 점점 더 대담해진다. 과연 보리스카의 열망은 이루어질까?
세밀한 묘사와 해석의 예술적 쾌감
젊은 시절의 폴 젤린스키를 완전히 사로잡은 이야기
러시아의 아동문학가 보리스 지트코프의 단편 「작은 선원들」은 1934년 처음 발표되었다. 이 이야기가 한 권의 그림책으로 탄생하게 된 데에는 미국에 살던 러시아문학 번역가 젬마 바이더와 그의 딸의 역할이 컸다. 젬마 바이더의 딸은 「작은 선원들」을 너무 좋아해서, 이야기 속의 한 문장을 일상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