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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삶따라 자취따라 다산 정약용 : 실학의 집대성지 다산초당
저자 윤동환
출판사 다산기념사업회(G
출판일 2022-06-16
정가 18,000원
ISBN 9791196879402
수량
제 1 장 하늘이 낸 천재 9
당파 싸움을 뒤로하고 10
외갓집 서재에 묻혀 16
일곱 살에 확인 된 천재성 21
새로운 학문에 눈을 뜨고 28

제 2 장 성군(聖君 정조대왕과의 만남 35
임금 앞에서 강의한 다산 36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 40
첫 귀양 길에 올라 47
암행어사 정약용 53

제 3 장 목민관이 되어 백성들의 삶 속으로 63
굶주리는 백성들 64
농부의 마음으로 74

제 4 장 어긋나기만 하는 인간사에 밀려 91
고향 마현 여유당을 찾아 92
다시 시작 된 천주교 박해 96
남도 천리 강진 유배 114


제 5 장 유배지에서 흘리는 눈물 129
하피첩에 담긴 가족사랑 130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49
약전 형님을 생각하며 260

제 6 장 사람 사는 곳에 차고 넘치는 인정 283
윤씨 가문의 헌신적 도움 284
신선같은 다도(茶道 생활 289
혜장 선사와의 만남 297
초의 선사와의 만남 309

제 7 장 절망 속에서 꽃핀 실사구시 정신 317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초당 318
백성들의 고통에 눈물 흘리며 359
다산에서 맺은 다신계(茶信契 405

제 8 장 어둠 속에서 새벽은 오고 413
농민이 잘 살아야 행복한 나라 414
오직 백성을 위하여 424
귀양이 풀리고 427
고향 여유당에서 431

제 9 장 다산이 남긴 민족의 찬란한 유산 437
다산의 개혁사상 438
다산의 학문세계 463

제 10 장 우리에게 되묻는 다산의 의미 473
정다산
책 속에서

당파 싸움을 뒤로 하고

하늘이 인재를 내는 것은 본디 한 시대의 쓰임을 위해서이다. 하늘이 냈는데도 사람이 버리는 것은 하늘을 거스르는 것이다. 하늘을 거스르고도 하늘에 나라를 길이 유지하게 해 달라고 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자가 하늘의 순리를 받들어 행하면 나라의 명맥(命脈을 훌륭히 계속시킬 수 있을 것이다.’

허균이「유재론遺才論」에서 언급한 말이다. 조선 후기 사회는 분명 국운 융성의 시기였다. 그러나 모처럼 맞이한 좋은 기회를 잃어버림으로써 조국은 근대화에 늦었고, 결국 뼈아픈 근대사를 맞이해야했다. 이러한 비운의 역사 속에 다산 정약용이라는 민족의 큰 스승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다산 정약용의 삶과 우리 민족의 역사가 동일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 물 있고 산 있네
큰 영화 없고
헛된 욕심 또한 없네

푸르름이 천지를 뒤덮은 계절 6월이었다. 마을 앞에‘소내(苕川’라는 이름의 강이 있었다. 강 주변은 매우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평화롭고 조용했다.
그 강가에 큰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선비 한 사람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고기 대신 세월을 낚는 듯 강 건너 먼 산을 바라보며 한 수 시를 읊었다.
그는 당파 싸움에 밀려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 마을로 내려온 정약용의 아버지 정재원(丁載遠이었다.
마침 논에 풀을 뽑으러 강가를 지나가던 한 농부가 정재원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어르신, 오늘도 낚시하십니까?”
“그러하오만….”
정재원은 바쁜 농사철에 강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 미안했다. 그래서 그는 말끝을 흐렸다.
“많이 낚으셨습니까?”하면서 농부는 정재원 곁으로 다가서며 다시 말을 시켰다.
그로서는 서울에서 높은 벼슬에 올라 나랏일을 돌보아야 할 어른이 한적한 농촌으로 내려와 하루하루를 지루하게 소일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서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니, 아직 그럴 듯한 손맛 한번 못 보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