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다’는 말, 어디까지 써 봤니?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에서 악어는 수박을 발견하고 이렇게 말한다. “심심한데 수박이나 먹어 볼까?” 이 말을 우리는 ‘딱히 할 일도 없고 무료한데 수박이나 먹으면서 시간 좀 때워 볼까?’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무늬가 없어 밋밋해 보였는데 수박이나 먹어 볼까? 혹시 알아? 그러다 수박처럼 멋진 무늬를 얻을 수 있을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심심하다’는 말은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때, 어떤 대상이 개성이나 매력이 없이 밋밋해 보일 때, 또는 음식 맛이 싱거울 때, 마음 속 깊이 간절하게 느낀 바를 전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쓰인다. 이러한 어휘의 다양한 쓰임을 알면 알수록 아이들은 말과 글로 표현하는 재미, 책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리말의 재미와 매력을 담고 있는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는 그림을 통해 밋밋하다는 의미의 심심함을 표현하고 있으며, 독자들은 그림이 표현하는 상황 속에서 여러 의미의 ‘심심하다’를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보며 ‘심심하다’는 말이 몇 번 나오는지, 또 나올 때마다 어떤 뜻의 ‘심심하다’인지 생각해 보거나, 다 읽고 나서 ‘심심하다’처럼 여러 뜻을 갖고 있는 단어나 또는 다른 단어인데 비슷한 뜻을 나타내는 말을 찾아보는 등 어휘력을 기를 수 있는 재미있는 말놀이 독서활동을 해도 좋을 그림책이다.
심심할 틈이 없는 그림책,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
아무 특징 없이 심심했던 악어와 무당벌레가 무늬를 얻게 되는 여정을 재치 있게 그려 낸 『심심한 악어와 심심한 무당벌레』는 그림과 이야기 모두 심심할 틈이 없는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첫 부분 다채롭고 화려한 자연 속에 심심하게 놓여 있던 악어와 무당벌레는 마치 벌거벗고 있는 것처럼 그저 멀겋다. 희미하고 답답해 보이던 둘은 검정 줄무늬와 초록 바탕 껍질 속 새빨간 속살의 수박을 만나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때부터 책 속 장면도 함께 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