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의심, 철학의 이유
연대표
1부 고대 회의주의의 의미
삶의 불안을 치유하는 철학적 도구 | 호모 두비탄스, ‘의심하는 인간’의 탄생 | 회의
주의의 길은 탐구의 길 | 의심은 극복의 대상이 아닌 삶의 지혜 | 누가 고대 회의주의의 기원인가?
2부 아카데미 학파의 회의주의
1장 아르케실라오스
후세에 하이브리드 괴물로 취급받은 철학자 | 당대 제일의 철학자이자 아카데미 원장 | 회의주의의 바탕은 소크라테스의 논박법 | 스토아 학파의 인식론은 왜 문제인가? | 이성적인 확신 없이도 행동할 수 있는 근거 | 평범한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는 길
2장 카르네아데스
‘부정적 독단주의자’로 취급된 회의주의자 | 서로 반대되는 연설을 잇달아 행한 탁월한 연설가 | 진리의 개연성을 인정하는 완화된 회의주의 | 행동할 때는 판단하고, 진리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다 | 감각표상에도 종류가 있다 | 진리의 기준은 파악표상인가, 감각표상인가? | 개연적인 감각표상을 믿지 않고도 행동할 수 있는가? | 억견은 부정적 지식이 아닌 일상의 상식
3부 피론 학파의 회의주의
1장 피론
고대 회의주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한 철학자 | 상황에 지배받지 않는 평온함의 힘 | 피론의 철학에 대한 상반된 해석
2장 아이네시데모스
아카데미 바깥에서 피론 학파를 창시한 철학자 | 피론주의 부활을 위한 세 가지 개념 | 아이네시데모스의 10개의 논증방식 | 아이네시데모스의 철학을 부정적인 규정으로부터 구출하기 | 독단주의를 철저하게 거부한 피론주의의 수호자
3장 섹스투스 엠피리쿠스
고대 회의주의를 체계화한 철학자 | 주요 저작들에 나타난 피론주의 철학의 지도 | 섹스투스가 말하는 회의주의의 핵심 | 회의주의의 주요 개념들 | 회의주의를 표현하는 법 | 회의주의가 제시하는 행복의 조건
4장 피론주의의 논증방식
독단주의에 맞서는 회의주의의 방법론 | 아이네시데모스의 10가지 논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에서 출발한 아카데미 학파의 회의주의
소크라테스는 변증술(문답법?대화법을 활용해 당시 뭔가를 안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의 논리적 기초를 허물어뜨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아무리 대단한 철학적 이념을 내세우는 사람이라 해도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를 통해 파고 들어가면 그가 무지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플라톤이 ‘아카데미 학파’를 설립한 이래로,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변증술과 ‘무지의 지’ 정신을 이어받고자 하는 회의주의자들의 흐름이 있었다. 아카데미 6대 원장인 ‘아르케실라오스’와 7대 원장인 ‘카르네아데스’가 바로 그들이다.
아르케실라오스는 후대 철학자들에게 반신반수의 괴물 취급을 받았다. 이는 그가 상호 모순적인 사태를 모두 다루며 일체의 판단을 유보했던 최초의 철학자였기 때문이다. 스토아 학파가 제시한 인식론적 진리의 기준으로서 ‘파악표상’이라는 개념에 반대하여, 아르케실라오스는 어떤 표상도 확실하지 않기에 파악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내세웠다. 그러나 어떤 것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면,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근거란 무엇인지 제시해보라는 스토아 학파의 재반박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맞서 아르케실라오스의 제자 카르네아데스는 ‘개연성을 지닌 감각표상’을 제시하며 파악표상에 근거하지 않고도 일상적인 감각과 생활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철학적 기준을 제시했다.
“어떤 일이든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말라”
판단유보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은 피론 학파의 회의주의
피론은 아카데미 학파와는 다른 맥락에서 회의주의를 구성한 최초의 철학자였다. 그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항상 ‘마음의 평안’을 얻은 현자와 같은 인물이었다. 폭풍우를 만난 배 안에서 혼란에 휩싸인 사람들의 틈 사이로 피론이 편안하게 잠을 자는 돼지를 가리키며 ‘이것이 현자의 모범적인 태도’라며 치켜세운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우리의 능력으로 막을 수 없는 위기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 어떤 복잡한 판단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