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바탕에는 오랜 세월 쌓아온 헌법 체계가 있었다
지난 2000년 미 대통령 선거 개표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의 주된 정치사상이 무엇인가를 밝혀본 책. 18세기 후반에 아메리카 식민지인들을 혁명으로 몰고 간 사상은 무엇인지, 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미국인들은 왜 갈등하고 대립했는지, 그리고 그 쟁점은 무엇인는지에 대한 대답을 제시해 보았다.
혁명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
미국의 제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는 미국혁명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한 편지에서 “혁명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었다”고 썼다. 애덤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본국인 영국정부와 아메리카 식민지인들 사이에 불화가 싹튼 1760년경부터 렉싱턴에서 민병대가 영국군과 충돌한 1775년까지 식민지인들은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을까? 미국혁명의 시대를 살고, 그 혁명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지배적인 관념과 신념은 무엇인가?
혁명의 양날개, 자유주의 vs. 공화주의
19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혁명기의 지배적인 이상은 자유주의이며, 자유주의자 존 록크가 18세기 미국의 정치사상을 지배한 유일한 정치이론가라는 것이 ‘정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벡커는 제퍼슨이 1776년에 작성한 <독립선언서>에 나타난 정치사상을 연구하고 나서, “제퍼슨이 록크를 (그대로 베꼈다”고 결론짓기까지 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공화주의적 수정론자’로 불리는 여러 학자들이 자유주의 대신에 공화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들 수정론자들에 의하면 18세기 말~19세기 초의 미국인들은 공적(公的 미덕, 즉 개인이 사적(私的인 이해관계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종속시키는 것을 강조하는 신념체계, 다시 말해 공화주의를 고수했다.
그러나 미국혁명과 초기 미국에 대한 이들의 공화주의적 해석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조이스 애플비를 비롯한 자유주의의 주창자들은 이 시기의 미국인들이 공격적 개인주의, 경쟁적 물질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