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주5일제 시행을 도입할 때에도 엄청난 논쟁과 우려가 있었다. 한 마디로, 주5일제를 시행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호들갑이었는데 그때가 불과 약 20년 전이지만 지금은 누구도 토요일에 일하는 걸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주5일을 시행한 이후 경제성장률은 높아졌고 1인당 노동생산성도 늘어났으며 취업자가 늘어나고 ‘워라밸’로 표현되는 삶의 질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사실 임금 삭감 없이 노동 시간을 단축하고도 전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사례는 아주 많다. 스웨덴 예테보리의 돌봄노동자들을 위한 하루 6시간 시험을 비롯해 2008년 미국 유타주의 대담한 실험, 네덜란드의 자발적 단축, 벨기에의 타임 크레딧 제도, 부문 및 작업장 수준에서의 협상 타결이 노동 시간 단축을 견인한 독일 금속노조와 영국 통신노조의 사례, 뉴질랜드와 아일랜드의 사례 등 이루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실험과 사례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어느 쪽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영국 신(新경제재단 소속의 세 이론가는 고령화, 역성장, 일자리 나눔, 자동화, 무엇보다 노동 영역에서의 젠더 격차와 환경에 대한 고민 등이 피할 수 없는 조건이 된 지금, 주4일 노동이 왜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인지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주4일 노동은 전통적인 양극화를 해소하는 한편, 많은 일자리가 자동화되면서 유발되는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고 노동자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며 코로나19를 통해 경험한 환경과 생태의 보호를 위해서도 기여하고 남성과 여성이 더 동등한 방식으로 유급과 무급 노동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 번뿐인 우리의 인생을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더 잘 살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많이 일할수록 정말 좋은가?
많이 일할수록 좋다는 생각은 사실 시대변화에 맞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