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의 의미를 찾아서
이 책의 주제는 미술이 단지 아름답고 주어진 틀에 들어맞는 것이거나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술의 가장 만족스러운 기능은 우리의 마음을 훈련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미술작품은 주제나 양식, 재료, 기법을 통해 어떤 범위를 설정한 다음, 주어진 것들을 세밀히 조사하고 심사숙고하여 관찰하고 분석하게 한다. 우리는 작품이 지닌 애매모호한 점들을 발견함으로써 추론과 해석의 게임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명상의 행위로서 혹은 나 이외의 다른 것과의 일종의 상호 소통 행위로서 이러한 즐거움을 탐닉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른 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우리의 해석에 대한 어떤 권위있는 평가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의 의견이나 작가 자신의 시각이 흥미롭고 매우 유익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들은 또 다른 두 개의 관점일 뿐으로, 전쟁의 효용성에 대해 논쟁하는 전문가의 서로 다른 두 의견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들의 관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 그 두 관점이 서로 상충할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것들과는 다를 수도 있다. 그 어떤 경우라도 전문가들의 관점 때문에 우리의 견해가 쓸모없게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의 의견이라는 것은 우리 자신의 권리이자 책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주로 회화와 그 밖의 평면 예술에 중점을 두고 논의한다. 대상인 작품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야말로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으로 그것은 읽는 사람의 능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본 바에 대해 정의내리고, 그 작품에 우리 자신이 내린 의미와 판단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눈과 마음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말로 보는 것을 시작한다면, 능숙하게 관찰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우리의 능력은 매일매일을 새로운 앎으로 풍요롭게 가득 채워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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