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이 글로벌한 매력을 발산하는 비결은 미국 흑인음악에 있다!
저자는 199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케이팝의 주요 곡들을 곡 구성 방식, 창법, 댄스를 비롯한 퍼포먼스, 의상 스타일, 프로듀싱 등의 여러 측면에서 꼼꼼히 검토하고 이를 미국 흑인음악사에 적극적으로 결합시켰다. 뿐만 아니라 케이팝의 굵직한 스타를 비롯하여 프로듀서와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들의 인터뷰와 기록 들을 인용하면서 그들의 뿌리와 레퍼런스가 1960년대 이후 미국 흑인음악에 있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현진영, 서태지, 김건모, 솔리드 등 케이팝의 첫 세대부터 이미 미국 흑인음악을 인용하면서 시작되었으며, H.O.T., god, 원더걸스, 소녀시대, 브라운 아이드 소울, 타이거JK, 윤미래, 빅마마, 2PM, 싸이, 린, 도끼, 타블로 등의 뒷 세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미국 흑인음악의 영향권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케이팝 역사를 따라가면서 이들의 보컬 스타일, 거칠고 비판적인 가사, 기악 구성, 비주얼, 흔히 “칼군무”라 불리는 댄스 퍼포먼스, 공연 미학 등이 1960년대 이후 미국 흑인음악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보고 있다. 저자는 “아이돌 안무를 기계적이라고 하지만, 이는 미국 흑인 댄스의 뚜렷한 영향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케이팝 그룹들의 안무는 힙합뿐만 아니라 미국 흑인 특유의 표현적 문화에 기반한 댄스 요소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102쪽. 언뜻 미국 흑인음악 전공자이자 비평가인 저자의 일종의 나르시시즘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 법도 하지만, 이 책을 읽을수록 탄탄한 논리, 깊이 있는 분석, 풍부한 사례 들에 설득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미국 흑인음악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저자가 주장하듯이, 물론 그 음악만이 가지는 독특한 개성과 매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미국 내 비주류 흑인들의 독특한 저항 정신과 비판 정신은 물론 흑인과 비흑인 사이의 민주적인 협업 시스템과 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