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 않아도, 존재 자체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가치 있으니까
『스키니 시티』는 아름다운 인간만이 가치 있으며, 모든 인간의 목적은 오직 아름다움이어야 한다는 소설 속 인물 ‘굿펠로’의 폭력적인 이데올로기에 맞서는 소설이다. 파인 시티 속 모든 시민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높은 구두를 신고 피부 주사를 맞는다. 매끈한 머릿결은 기본이고 오뚝한 코와 달걀 같은 얼굴형을 위해 성형도 필수다. 오직 S 계급을 위해.
굿펠로의 캐치프레이즈는 소설 속 설정이라고 하기 무색할 만큼 지금 현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고 있다.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한 폭력이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노동 외에, 부차적인 가치를 위한 모든 행위에는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외모’를 필수적인 조건으로 여기는 사회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소설은 독자들에게 그런 것에 결코 익숙해지지 말라는 재밌는 경고장을 보낸다.
소설은 최고 외모 계급을 가진 인물 ‘나냐’를 통해, 인간이 아름다워지기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그 포기한 것들이 어떻게 삶의 한구석을 서서히 부식시키고 종국에는 삶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이란 단순히 손발톱과 머릿결을 가꾸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 소설이 그러한 폭력에 반감을 가질 수 있는,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자신감의 씨앗이 되리라 믿는다. 동시에 내가 삶의 전반에 걸쳐 얻고자 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팍팍한 현실을 버틸
나만의 ‘젤리’ 찾기를 응원해!
모두가 매끈한 다리와 잘록한 허리에 혈안이 되어 음식을 기피하는 이곳 파인 시티에서, 말캉말캉한 젤리의 식감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면 눈썹이 기분 좋은 호선을 그리는 아이가 하나 있다. 아리하의 남자 친구 카타는 세상의 기준에서 조금 어긋난다 할지라도 제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낼 줄 아는 가장 용감하고 사랑스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