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월의 인간과 시(詩 세계
그는 비록 한 권의 시집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 시사에 새긴 흔적은 크고 뚜렷하다. 토속적 어휘와 민족적 정서의 구사에서 단연 발굴의 광채를 발하고 있는 그는 "겨레시인"의 면모에 부족함이 없다 하겠다.
그는 조선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채 그때 그때 적절한 표상을 선택함으로써 겨레 감정에 호소한다. 그는 추상적인 관념에서 출발하지 않고 구체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소월의 시를 통해서 교훈적 양식으로 삼아야 할 점은 우리의 고유한 정통성에 대한 문제이다. 서구의 양풍에 아랑곳없이 그는 시종일관 우리의 순수한 향토정서를 민요적 가락으로 노래했다.
현대시가 앞으로 어떻게 변모해 가든지 간에 우리가 항상 제자리를 찾아야 할 그 존재 지점은 오로지 소월의 시 세계라 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문학이야말로 가장 세계적인 문학이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소월 시의 가치를 더욱 새롭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