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지구의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서
넓이를 구하는 공식
노랑
우리 둘이
내 속엔
인공위성의 마음
내 생각
난 너의 그런 점이 좋아
RH null
나를 깎는 너
뒤따라오는 말
단물
가까운 사이
장거리 통화
제2부 책의 옆면처럼 서로를 오래 읽은 흔적처럼
사랑한다고
터질 때
바른 애들만
가슴에 두 번, 배에 한 번, 등에 한 번
사랑받는 일
비누는 점점
AI-1
AI-2
AI-3
AI-4
AI-5
내 안에 둘이나
툭, 툭
얼마나 먼 줄
흑백 사진
꽃잎과 뿌리의 장거리 통화를 엿들었다
조용히 자라요
지퍼
비가 왔으면 좋겠다
업데이트
윤동주 일차원
나의 어느 면이든
제3부 민들레가 민들레끼리 텔레파시를 주고받듯이
서커스
이 꽃길 걷기
저 꽃길 걷기
약이 듣는 것들
열대의 아이
턱 밑에 ㄷ 심기
ㅇ
ㅇㅇ
화가 난 손가락
투명 인간이 되고 싶다
오디션
야구 선수가 꿈이었는데 이젠 아냐
지구본 독재자
겨울 왕국 국민들
나무 의지
살아 보겠다는 말
벽돌 깨기 게임 1
벽돌 깨기 게임 2
못
공벌레의 일기
후드 티
초록색-녹색 신호
ㅁ 위에서
바람개비 정원
해설
시인의 말
수채화처럼
세상이 연해질 때까지
비가 왔으면 좋겠다
피아노를 치듯
툭, 톡
비가 왔으면 좋겠다
길고양이에게 물을 주고
초록을 더 진한 초록이게
노랑을 더 빛나는 노랑이게 해 주기를
사람들이
저마다 알록달록한 우산을 날개처럼 펴고
웅덩이를 건널 때는 띄어쓰기하듯이
새처럼 톡, 톡 건너면 좋겠다
(중략
비가 그치고 나서
세상이 더 맑고 분명해 보인다면
좋겠다, 좋겠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부분(52~53쪽
마음의 넓이와 깊이를 재는 ‘마음의 수학’
시인은 “사람은/세상에서 넓이 구하기가 가장 어려운 도형”(넓이를 구하는 공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잴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시인은 “마음의 수학”(고명재, 해설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넓이를 구하는 공식 마음의 ‘넓이’와 ‘깊이’를 구하려고 한다. ‘마음의 수학’에는 공식도 정답도 풀이도 없다. 다만 골똘히 사람을 생각하는 사랑만이 담뿍 담겨 있다. “누가 누군지도 알 수 없을 만큼”(가까운 사이 포옹하는 사랑의 온기로 정성을 다하여 마음의 넓이와 깊이를 재다 보면 어느새 “어둠 속에서 견뎌 온” “나도 모르는 마음”이 “세상 밖으로 드러”(노랑나면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사랑받는 일 속삭이는 다정한 목소리가 귀를 울린다. “사랑해라고 써놓은 바람개비”가 “나를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보내 버릴 바람”(바람개비 정원 속에서 돌고 돈다.
직사각형의 넓이는 가로×세로
삼각형의 넓이는 밑변×높이÷2
그렇다면 나의 넓이는 어떻게 구해야 할까
사람은
세상에서 넓이 구하기가 가장 어려운 도형이야
좀 더 크면
나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을 알게 될까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말을 곱한 다음
너와 마음을 나누면
알 수 있을까
하루에도 수십 번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나의 넓이를
―넓이를 구하는 공식 전문(10쪽
‘너의 속’을 들어 주는 예쁜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