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과 로컬의 건강한 힘 겨루기
긴장이 필요했다. 일본 로컬을 대상으로 고작 5권의 책을 냈을 뿐인데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익숙함’ 은 위험 신호다. 이대로 가면 매너리즘에 빠질것 같았다. 생산적인 긴장감을 위해 시야를 확장시켜야 할 필요를 느꼈다. ‘일본 로컬 탐사’ 외에 ‘세계 곳곳의 도시 탐사’라는 투트랙으로 마블로켓의 비행궤도를 수정했다. 컨셉은 이전과 똑같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문화적인 포용력을 갖는 것. 그리고 세계시민 이라는 마인드로 사는 것. 창간호를 기획했을 때 마블로켓이 지향하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 그대로다.
마블로켓 매거진은 우리가 잘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도시 속 숨은 이야기를 찾는 탐사를 계속할 것이다. 왜 시애틀일까? 논리를 추구하지만, 사실 난 논리가 우선인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 어떤 대상에 꽂힌 후에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 추궁하는 쪽이다. 어느날 시애틀이 머릿속에 들어온 후 나가지 않았다. 시애틀에 사로잡힌 이유를 객관화시켜 보았다. 스타벅스의 홈 그라운드지만 1만 개가 넘는 로컬카페들이 공존하는 곳, 아마존 북스가 있지만 로컬서점들이 자신의 존재 감을 드러내는 곳. IT로 이룬 부와 인디 컬처 씬이 한 프레임 안에 있는 곳. 그 팽팽한 긴장 감이 좋았다. 서로 견제하면서 건강하게 힘 겨루기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을 벗어난 첫 번째 도시로 시애틀은 이렇게 선정되었다. 시애틀 도시 이미지를 구성하는 세가지 테마로 로컬 서점, 커피, 아마존을 잡았다. 그리고 독자들과 함께 탐사하고 싶은 퍼블릭플레이스 8곳을 선정했다. 지역성을 가진 고유한 로컬 브랜드들이 많아서 고르는데도 애를 먹었 다. 시애틀을 입체적으로 보려고 했고, 시애틀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탐사하려고 했다.
이제, 마블로켓의 시애틀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스파크를 일으키는 상상을 해본다. 독립서점 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 로컬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 브랜드를 이해하는 계기, 그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