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흐름에 따라 다채롭게 다뤄진다. 예를 들어 다양한 개념과 방법의 변천사를 다루면서 계산가능성이 확장된 이후 인공지능의 문제에 골몰했던 로봇공학자 로드니 브룩스를 들어 로봇이 어떻게 끝없는 계산에 빠지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는지 그 사고의 전환을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계산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구축하고 시뮬레이션해 보는 현실의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생태학적 자각을 통해 하이퍼 오브젝트 이론을 전개한 티모시 모턴의 사상을 소개한다. 모턴의 논의를 빌어 저자는 하나의 척도에 국한된 사고를 넓히고 생태학적 시각을 확장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한다. 이렇게 세상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현실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계산하는 생명’으로서의 인간을 새롭게 그려 보인다.
이 책은 단순한 도구와 기호 조작을 통해서 계산을 확장해 온 인간의 역사가 생명의 가능성을 확장해 온 역사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실생활에서도 편하게 사용하는 기계와 로봇을 새롭게 생각하고, 기후 위기 시대에 반드시 활용해야만 하는 계산과 그것에 따른 인간의 책임 문제까지 관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수학에 관심 있는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기계의 활용이 일반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실제 수식을 풀어 쓰고 설명해 주면서 계산의 전개 모습과 기하학적 변모를 보여주며, 수학적 방식의 언어가 가지는 장점 또한 일목요연하게 알려 준다. 이를 통해 일반 독자들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을 넘어 세상을 확장하는 수학의 설명 방식에 대한 이해 또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계산을 통해 세상을 확장하던 예들은 그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정보에 지적 자극 또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독자들은 순서에 구애받음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책을 즐길 수 있다.
모리타 마사오는 일본 교토에서 수학 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수학의 세계를 탐구하는 독립연구자다. 이미 소개된 한